WSJ “트럼프, 전 세계 관세 20% 검토” 보도
유통 업계 “관세 부과별 대응책 다각도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유통 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관세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과 그로 인한 수출 경쟁력 하락 등이 우려된다. 정부의 대응과 각 기업의 전략이 향후 미국 시장 공략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정부 2기가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2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상대국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행정부 안에서 미국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칠 보편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관세 전쟁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던 대미수출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수출 실적을 기록한 K-푸드와 K-뷰티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미국 수출액은 각각 15억93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대미 수출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1.2%로 전체 증가율(9.0%) 대비 2배 이상 높다. 화장품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19억600만달러다. 전체 수출 대상국 중 성장세가 가장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관세 전쟁으로 인한 비용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나 주요 제조사보다는 수출의 주역이었던 소규모 기업에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과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K-제품의 장점이었던 ‘가성비’ 전략도 앞세우기 어려울 수 있다. 한 뷰티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에도 20%의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수순”이라며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20%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타 산업 대비 타격은 적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차와 배터리 등 산업군과 달리 식품, 화장품 등은 제품의 판매가 자체가 높지 않아서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기존 가격도 높지 않아 제품에 비용 부담을 녹여도 금액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보편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제품만 값이 올라가는 건 아니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유통 업계에서는 아직 정확한 부과 품목과 관세율이 발표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수출국 다변화나 가격 인상 등 관세율 구간별 대응책을 준비를 위한 내부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 정책이 임기 내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지 공장 증설, 설립 등을 실행에 옮기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공식 발표가 있기까지는 내부적으로 관세 부과 구간별 시뮬레이션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정부 이후 변화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현지 투자를 확대하기도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시장에 집중한 중소기업의 경우 공장을 짓거나 수출국을 다변화하는 등 유연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라며 “기업들은 정부 지원과 함께 트럼프 정부의 정책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국가별 경쟁 상황을 파악하고 움직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전새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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