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팩 인수로 아마존 제약업계 ‘게임 체인저’로 부상 -제약업계 진입장벽, 우회로 통해 뚫어 -월마트와 격돌 전망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인수하면서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미 제약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CNBC 등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날 “미리 분류된 처방약을 가정에 배달하고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약국 필팩을 인수하는 협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필팩은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처방약을 정량ㆍ정시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특화한 의약품 유통 스타트업이다. 아마존의 구체적인 필팩 인수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신은 인수가를 약 10억달러(약 1조1240억 원)로 추정했다. 아마존의 필팩 인수는 규제기관 승인을 거쳐 올 하반기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아마존이 미 제약업계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스트 헬스케어 애널리스트 리자 비엘러모비츠는 “아마존이 서점이나 옷가게 등 기존 소매 유통업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처럼 메이저 약품회사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소니 추쿰버 루프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CNBC에 “아마존이 소매 제약업계를 향해 화살을 쐈다”면서 “아마존 목표 주가를 1800달러에서 19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과 함께 합작 투자인 헬스케어 벤처기업을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약업계 진출의 기회를 노려왔다. 그러나 기존 제약업계가 구매 및 공급 파트너와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4월에는 아마존이 의료용품 및 의약품 유통사업 진출 계획을 폐기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월마트 등 대형 경쟁 유통업체들이 헬스케어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어, 아마존은 온라인상에서 약품 유통업체를 인수해 헬스케어 시장에 진입하는 ‘우회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은 미국 50개 주 전체에 의약품 유통 면허를 가진 필팩을 인수하면서 제약업계 진입 장벽을 단번에 뛰어 넘었다. 필팩은 제약 서비스를 감독하는 URAC, VIPPS 등 비영리기구의 인정을 받고 있으며, 미국 내 대다수 약국의 통합 네트워크 PBMS에도 결합돼 있다.
CNBC는 “대형 약품 유통회사들이 아마존의 온라인 약품 유통시장 장악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이 필팩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날 대형 의약품 유통 3사 시가총액 중 120억 달러가 증발했다. 장중에 월그린은 9%, CVS는 8%, 라이트에이드는 11% 각각 하락했다. 이번 아마존의 필팩 인수로 월마트와 아마존의 ‘격돌’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전역 4700개 매장 대부분에서 약국 사업을 하고 있는 월마트는 “월마트 매장에서 한꺼번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숍’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황유진 기자/
권남근 happyday@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