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 우선욱·임주하 연구원 인터뷰 밀키트 시장선도 ‘잇츠온’ 개발 맡아

맛·간편함 넘어 최우선은 ‘안전성’ 미생물 테스트 등 반복 진행

오리 등 고난도 밀키트 도전 욕심

“식당에 가면 음식 먹기 전에 들어간 재료부터 보게 돼요. 밀키트 만들면서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죠.(웃음)”

한국야쿠르트의 밀키트 ‘잇츠온’ 개발을 담당하는 우선욱(31)·임주하(28) 연구원은 1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입사 6년차, 4년차에 각각 접어든 우선욱·임주하 연구원은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멀티상품팀에서 잇츠온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2017년 출시된 잇츠온은 밀키트 선발주자로 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다. 고객 주문 즉시 만들어 신선함이 특징으로, 현재 40여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2018년 160억원, 2019년 180억원, 올해는 8월 기준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50억원 수준이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멀티상품팀 임주하(왼쪽)·우선욱 연구원 [제공=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멀티상품팀 임주하(왼쪽)·우선욱 연구원 [제공=한국야쿠르트]

우 연구원은 “매일 한번 이상 시제품이나 소스류를 맛보는 것이 일상”이라며 “식품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 필요해 관련 시장 자료를 수집하고,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맛집 투어도 자주 다닌다”고 말했다. 최근엔 회사 지원을 받아 요리학원까지 다니기 시작했다. 업무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는 것보다 더 좋은 공부는 없다는 생각에서다. 두 연구원은 상품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제품으로 ‘된장찌개’를 꼽았다. 대중적인 메뉴라 개발이 쉬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연구원들 저마다 ‘엄마표 된장찌개’에 길들여져 각자 입맛에 맞는 맛이 다 달랐던 것이다.

“종로에 된장찌개가 맛있다는 고깃집을 갔는데 밥이 술술 넘어가더라고요. 그길로 연구소에 돌아와 수없이 된장을 섞고 또 섞었어요. 청국장 분말도 첨가하고… 그렇게 세가지 다른 된장을 저희 만의 ‘황금 비율’로 섞어 된장찌개 밀키트를 완성했죠.”(임 연구원)

밀키트 잇츠온 '소곱창순대전골' 제품 이미지 [제공=한국야쿠르트]
밀키트 잇츠온 '소곱창순대전골' 제품 이미지 [제공=한국야쿠르트]

대중적 맛을 찾는 것 외에도 밀키트 제조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채소류는 금세 물러지기 쉽다. 특히 감자는 갈변이 빨라 자칫하면 보기 좋지 않은 상태가 된다. 콩나물은 진공 포장시 상처가 생기면 빠르게 상할 수 있다. 따라서 진공 포장 수준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처럼 식재료 특성에 따라 꼼꼼한 손질과 포장법이 필요하다. 내장류의 경우 제품 위생이 가장 중요한 만큼, 최근 출시한 ‘소곱창순대전골’은 이 점을 특히 신경썼다고 임 연구원은 말했다. 소곱창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려면 세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반복해 씻다보면 곱창 안에 든 곱이 빠져나가고 특유의 식감을 잃게 된다. 이에 연구팀은 반복된 세척과 살균실험 끝에 위생은 지키면서도 맛을 해치지 않는 적정 살균온도와 시간을 찾을 수 있었다.

임 연구원은 “회사 온라인몰 제품 리뷰를 보면 ‘소곱창 냄새가 안 난다’는 것과 ‘순대의 식감이 좋다’는 평가가 많다”며 “개발자로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밀키트의 필수 요건은 ‘맛’과 ‘간편함’이다. 집에서 근사한 식사를 하고 싶지만, 바쁘거나 요리에 능숙하지 않아 밀키트를 찾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기본으로 한국야쿠르트는 밀키트 사업에 있어 ‘안전성’에 더 주목하고 있다. 밀키트엔 누군가 나를 대신해 장을 보고 재료를 씻고 손질한 노력이 담겨있다. 다른 이의 손을 거쳐간 만큼, 믿고 살수 있는 위생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든 식품의 부패는 미생물에서 시작해요. 대부분 생물로 구성된 밀키트의 안전성을 위해 미생물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죠. 시제품을 각각 다른 온도에서 노출한 채 미생물 테스트를 반복 진행합니다. 자체 유통기한을 넘어 적어도 일주일은 취식이 가능한 상태를 지향점으로 하죠. 연구소 내 품질안전센터라는 자체 조직을 두고 잔류 농약검사, 동물용 의약품 사용여부까지 확인해요. 그러다보니 제품 개발 과정에서 자체 안정성 검사 통과가 가장 힘들어요.”(우 연구원)

잇츠온 개발 연구원들은 현재 10월 출시를 목표로 ‘백순대볶음’, ‘곱도리탕’ 등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이를 시작으로 안주류 라인업을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올 들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홈술’, ‘혼술’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잇츠온 밀키트 제품은 국내 밀키트 시장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해요. 이 점에 대해 개발 연구원으로서 자부심이 크죠. 아직 시중에 부족한 닭·오리 제품과 유산슬·낙곱새같이 취급이 어려운 해산물 요리 등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시장에서 더욱 인정받는 기막힌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임 연구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