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가 미국 식품 소비 지도를 바꾸고 있다고 코트라(KOTRA)가 전했다.
우선 감량에 성공한 핵심 소비층을 중심으로 식품 소비의 ‘절대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액상과당이나 초가공식품 대신 소량의 건강식 위주로 식단이 재편되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 조사에 따르면, 비만치료제 사용자가 있는 가구의 식품 지출은 이전 대비 5.3% 감소했다. 고소득층은 그 폭이 8.2%에 달했다. 투약 기간이 길어질수록 지출 감소세는 뚜렷해졌다. 특히 과자·베이커리 등 가공식품과 간식류 소비가 유의미하게 급감했다.
기업들은 브랜드 분사와 ‘소량·고단백’ 중심의 체질 개선을 단행하는 모양새다. 유니레버(Unilever)는 최근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더 매그넘 아이스크림 컴퍼니(The Magnum Ice Cream Company)’로 독립 분사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분사 후 첫 실적 발표에서 북미와 유럽 시장 판매량이 3.1% 감소하자, 한입 크기의 소형 제품과 저당·고단백 라인업 확대를 해결책으로 내놨다. 펩시코(PepsiCo) 역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약 2% 줄어든 원인으로 비만치료제의 영향을 지목했다. 이에 레이스(Lay’s), 도리토스(Doritos) 등 주요 스낵 가격을 15% 인하하고 소포장 제품을 확대했다.
아예 비만치료제 사용자를 겨냥한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네슬레(Nestle)는 고단백과 필수 미네랄로 구성된 소용량 냉동 밀키트 브랜드 ‘바이탈 퍼슈트(Vital Pursuit)’를 선보였다. 제너럴 밀스(General Mills)는 단백질 함량을 대폭 높인 ‘치리오스 프로틴(Cheerios Protein)’과 ‘애니스 슈퍼 맥(Annie’s Super Mac)’을 출시했다.
투자 은행에 근무 중인 A 씨는 코트라를 통해 “비만치료제의 영향은 식품을 넘어 패션·뷰티·레저 등 산업 전반의 소비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라며 “식비 절감액이 여행이나 아웃도어 액티비티 등 ‘경험 소비’로 전이되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육성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