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에서 프라이빗 브랜드(Private Brand, 자체상표)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거 PB 제품은 대형 유통업체의 저가 전략 상품으로 인식되었으나, 최근에는 품질과 차별화를 강조한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러-우 사태 이후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PB 제품은 단순한 저가 대체재를 넘어 ‘가성비(Value for Money)’를 중시하는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PB제조사협회(PLMA)에 따르면, 2025년 유럽 17개국 PB 시장의 월평균 점유율은 전년 대비 0.28%p 증가한 약 38.7%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2개국은 PB 점유율이 30% 이상이었으며, 8개국은 40%를 웃돌았다. 특히 스위스는 52.3%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 최대 유통시장인 독일, 영국, 프랑스 역시 약 40%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다.
PB의 경쟁력은 더 이상 가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NielsenIQ 조사에 따르면 서유럽 시장에서 PB는 단순한 저가 전략 상품을 넘어 품질, 혁신, 지속가능성 등을 강조한 제품군으로 확장되고 있다. 일부 PB 제품은 프리미엄 가격대에서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리들(Lidl), 알디(Aldi), 카르푸(Carrefour) 등 유럽 주요 유통기업들은 PB 라인업에 유기농(Organic), 식물성(Plant-based), 건강 지향 식품, 지역 생산(Local Sourcing) 콘셉트 등을 반영한 제품군을 확대 중이다.
예를 들어 리들은 프리미엄 PB 브랜드 ‘Deluxe’를 통해 고급 식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르푸는 ‘Carrefour Bio’와 같은 유기농 PB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PB를 차별화된 상품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통기업들은 시즌·행사 연계 한정판 출시, 프리미엄 식품 라인 강화, 포장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 등 다양한 상품 전략도 병행 중이다. 아울러 일부 기업은 PB를 통해 공급망 투명성과 탄소 저감 같은 사회적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 인식 변화도 PB 성장의 중요한 요인이다. 2024년 11월 McKinsey 조사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의 약 80% 이상이 PB 제품의 품질이 제조사 브랜드와 동일하거나 더 우수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B 제품이 품질, 혁신,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존 제조사 브랜드 제품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소비자가 과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육성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