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유흥시장 매출 40% 이상 줄어 휴업일수 1→2일 늘려…폐업도 속출 “코로나 종식돼도 회복세 더딜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류업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모임과 단체 회식 등이 줄면서 주류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유흥시장(일반 음식점, 주점 등)이 급격하게 쪼그라든 탓이다. 특히 이들 유흥시장 의존도가 큰 주류 도매상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영세 도매업체들 사이에선 최근 들어 휴업은 물론 폐업 사태도 속출하고 있다.

25일 주류 도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최근 유흥시장 매출은 4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규모 확산한 대구·경북지역 등 특별관리지역 유흥시장 매출은 70% 이상 급감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폐업 식당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폐업한 식당에서 꺼낸 가구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폐업 식당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24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에 폐업한 식당에서 꺼낸 가구들이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직장인 회식의 단골 주류 메뉴인 ‘소맥’ 소비가 줄면서 소주와 맥주 판매량이 최근 크게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 영향으로 휴업하는 유흥·단란주점이 늘면서, 이들 업소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위스키 판매는 더욱 고전하고 있다. 서울지역 한 주류도매상 관계자는 “작년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한번 휘청했는데 이번에 코로나로 치명타를 맞았다”며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30~40% 줄었고 전월 대비로도 25~30% 정도 빠졌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인들의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여의도와 종로, 강남 등 오피스가 매출은 평소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처럼 주류시장이 침체되면서 거래가 줄다보니 휴업일수를 늘리는 도매상들이 늘고 있다. 경영난을 못 버티고 폐업에 나서는 도매상들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역 A 주류판매업체는 주 1회 휴무하던 것을 지난달 말부터 2회로 늘렸다. 주 5일 근무하던 B 업체는 이달 들어 주 4일 근무에 돌입했다. B업체 대표는 “보통 오후 5~6시께 업무가 끝나는데 요즘엔 3시도 안돼서 끝난다”며 “임대료 등 고정비 감당이 안되는 영세한 업체들이 많다보니 주위에 최근 폐업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외출과 모임이 줄면서 ‘홈술’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이들 주류 도매상 사정은 나을 게 없다. 식당과 주점, 슈퍼마켓 등에 공급되는 주류는 대부분 도매상을 거쳐 나가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주류 구매 비중이 높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은 이들 본사가 주류면허를 가지고 자체적으로 유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도 문제인데, 사태가 끝나서 소비심리가 회복돼도 생필품이나 일반 외식소비가 아닌 유흥시장 소비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더딜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욱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종합주류도매 면허를 가진 주류 도매상은 전국에 1100여곳이 있다.

유승재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국장은 “손님이 없는 식당이나 주점 등이 아예 문을 닫다보니 주류도매업 매출도 40~50%는 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부가세 납부유예와 같은 정부 정책, 제조사들 통해 결제대금 납부 유예 등의 대책이 나오곤 있지만 자금이 아예 안 돌아가고 있다보니 굉장히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