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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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를 마치고 저녁 준비에 나선 워킹맘 이은하(가명·44세)씨는 새벽배송으로 주문한 밀키트 차돌 순두부찌개 포장을 뜯어 초등학생, 중학생 두 자녀와 먹을 메인메뉴를 준비한다. 집 근처 반찬가게에서 산 오징어채와 깻잎무침까지 반찬통에 옮겨담고, 간단히 계란후라이만 두개 하면 저녁 식탁이 완성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식탁 위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집밥’이 늘어났지만, 이제 집밥은 집에서 먹는 밥을 의미할 뿐 과거처럼 집에서 직접 만든 밥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산업은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고 배달음식이나 반찬을 사서 조리를 최소화하는 라이프스타일도 늘어나고 있다.

이씨는 “사회적거리두기 4단계라서 개학해도 학교를 안 가는 날이 많다”며 “재택근무하면서 매 끼니 식사까지 준비하기가 어려워 밀키트나 HMR을 이용하는 일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가 티몬과 함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20~60대 티몬고객 7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집밥으로 가장 자주 먹는 형태를 묻는 질문에 절반 가량이 번거로운 요리 대신 HMR, 밀키트, 배달 등 간편한 방식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직접요리해서 먹는다’는 응답이 54.8%로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나머지는 HMR·밀키트(17.4%), 배달음식(포장포함, 14.6%), 마트·반찬가게 등의 반찬 이용(8.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HMR, 밀키트 이용에 변화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52.8%가 ‘구매 빈도가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처음 구매해봤다’는 응답도 19.9%를 차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앞서 발표한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도 HMR을 주 1회 구입하는 가구의 비중이 2020년 15.5%로 전년대비 1.8%p 증가했고, 주 2~3회 구입하는 가구도 10.4%로 같은 기간 3%p 늘었다. 이 조사는 가구 내 식품 주구입자(3335가구), 성인(6355명) 및 청소년 가구원(62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맞추다 보니 가정 내 식사횟수가 늘었다는 응답은 61.7%, 외식횟수가 줄었다는 응답은 57.9%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줄어든 외식 식사는 주로 가정 내 조리(신선식품 활용), 배달음식, 가정 내 가공식품 섭취, 테이크아웃 음식 순으로 대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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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생활에서도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비대면 방식의 소비가 증가했다”며 “언택트 방식을 활용한 식품소비 행동은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비자의 위험감소전략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집밥의 변화가 빨라진 데는 ‘돌밥돌밥’(돌아서면 밥짓는 고충을 말하는 신조어)의 영향도 크다. 티몬 설문조사에서 직접 요리하지 않는 이유로 ‘조리가 번거롭다’는 응답이 47.8%로 가장 높았다. HMR, 밀키트의 장점으로 ‘요리가 편리하다’는 점을 꼽는 응답 역시 64.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식차림의 기본인 국물요리는 재료손질부터 조리까지 손이 많이 가는 음식 중 하나로, HMR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메뉴도 국·탕·찌개류가 56.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조리과정이 아예 필요없는 음식배달서비스를 이용하는 빈도는 주 1회가 43.2%로 가장 많았으며, 주2~3회까지 합치면 일주일에 한번 이상 음식을 배달시키는 경우는 74.8%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HMR, 밀키트 산업은 날개를 달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2015년 2조2080억원 규모였으나, 올해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밀키트 시장은 연평균 31% 성장하며 오는 2025년 7000억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1882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급증했다.

한편 HMR, 밀키트의 단점으로는 ‘과대포장으로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43.8%)를 지적하는 응답이 높았으며, ‘가격이 비싸다’(29.2%)가 그 뒤를 이었다. 위생 면에서는 믿고 먹는 소비자가 많았지만 영양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다. 최근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육개장과 설렁탕 간편식 15개 제품의 품질과 영양성분 함량 등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제품 한 개당 나트륨 함량은 1일 기준치(2000㎎)의 48∼97%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반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함량은 0~3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연주 기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