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증류주 박람회 ‘2023 서울바앤스피릿’에 설치된 고든앤맥페일(G&M) 부스. 이정아 기자.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증류주 박람회 ‘2023 서울바앤스피릿’에 설치된 고든앤맥페일(G&M) 부스. 이정아 기자.

싱글몰트 위스키로 끗발 좀 날려본 마니아라면, 한 번쯤은 맛보지 않았을 리 없는 위스키가 있다. 바로 독립병입 위스키다. 독립병입 위스키란 증류소에서 위스키 원액을 사들여 독자적으로 숙성시켜 자기 상표를 달고 출시한 위스키를 말한다. 예를 들면 맥켈란, 발베니, 글렌피딕 등 증류소에서 구입한 원액이지만, 그 맛이 공식 위스키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재해석된’ 위스키라고 보면 된다.

“100개가 넘는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 원액을 받아서, 각 원액에 맞는 나무통(캐스크)을 하나하나 따로 선정하고 결합해 숙성하는, 이 모든 행위 자체를 ‘예술’이라고 봐요. 그리고 이 일을 4대에 걸쳐, 무려 128년을 해왔다는 겁니다.”

리차드 트래버스 그리핀 고든앤맥페일(G&M) 아시아태평양 세일즈 담당 이사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증류주 박람회 ‘2023 서울바앤스피릿’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100년 넘게 쌓아온 노하우를 가진 독립병입 위스키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고든앤맥페일이 유일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80년이라는 세계 최고 숙성기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위스키가 고든앤맥페일이 2021년 내놓은 ‘제너레이션 글렌리벳 1940’이다. 올해는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74년을 숙성시킨 ‘킹 찰스 3세 코로네이션’도 선보였다.

고든앤맥페일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독립병입 위스키 회사다. 1895년 스코틀랜드 엘긴 지역의 작은 식료품점이 시작이었다. 리차드 이사는 “‘싱글몰트의 개척자’로 불리는 조지 어커트가 골든앤맥페일을 경영하면서 2세대, 3세대가 아니라, 4세대까지 미래를 내다보게 됐다”라며 “우리는 최소 25~35년을 보고 투자를 한다. 3~5년 정도를 보고 장기 사업 계획을 세우는 위스키 회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1895년 스코틀랜드 엘긴 지역의 작은 식료품점이었던 고든앤맥페일 [고든앤맥페일 홈페이지 캡처]
1895년 스코틀랜드 엘긴 지역의 작은 식료품점이었던 고든앤맥페일 [고든앤맥페일 홈페이지 캡처]
고든앤맥페일이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킹 찰스 3세 코로네이션 74년’. 가격은 5000만원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아 기자.
고든앤맥페일이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킹 찰스 3세 코로네이션 74년’. 가격은 5000만원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아 기자.

리차드 이사에 따르면 조지 어커트는 ‘미래는 우리가 현재 하는 일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었다고 한다. 리차드 이사는 “1930~1950년대 당시에만 해도 블랜딩 위스키가 붐이었다”라며 “그런데도 조지 어커트는 미래를 내다보고 싱글몰트 위스키를 숙성시켰고, 그 덕분에 굉장히 좋은 캐스크를 엄선해 만든 고든앤맥페일만의 품격 높은 위스키 라인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든앤맥페일 위스키는 ▷디스커버리 ▷디스틸러리 ▷코노세어 초이스 ▷프라이빗 컬렉션 4가지 라인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조지 어커트는 코노세어 초이스 라인을 만들어, 지금의 고든앤맥페일 명성을 떨치게 한 장본인이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고든앤맥페일의 캐스크 관리 기준은 엄격하다. 리차드 이사는 “위스키 원액에 맞는 나무를 자체 기준에 따라, 철저하게 선별하고 섬세하게 결합한다”라며 “이미 숙성된 원액을 구입하는 다른 독립병입 회사와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고든앤맥페일이 기존 위스키보다 한층 더 예리한 개성을 지닌 위스키를 다채롭게 선보일 수 있는 이유다.

아시아 최초로 열린 고든앤맥페일 브랜드관. 서울 강남구 와인나라 압구정점 2층에 문을 열었다. [아영FBC 제공]
아시아 최초로 열린 고든앤맥페일 브랜드관. 서울 강남구 와인나라 압구정점 2층에 문을 열었다. [아영FBC 제공]

고든앤맥페일은 자체 증류소 2곳도 보유하고 있다. 위스키 매니아에게 익숙한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잘 알려진 ‘벤로막(Benromach) 증류소’와 스코틀랜드 그란타운 온 스페이에 있는 ‘케언(The cairn) 증류소’다. 리차드 이사는 특히 벤로막 위스키를 가리켜 “바베큐 향과 같은 약간의 스모키함과 함께, 피트 향을 느낄 수 있는 균형 잡힌 위스키”라며 “아일라 섬이나 아일랜드 지역에서 나는 약 냄새 같은 피트 향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꼭 맛보길 권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종합주류기업 아영FBC가 2021년부터 고든앤맥페일을 국내 독점으로 총판하고 있다. 리차드 이사는 “5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서 싱글몰트 위스키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졌고, 이에 3년 전부터 한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게 됐다”라며 “고든앤맥페일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맞출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와인 사업을 잘 운영한 아영FBC와 지향점이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든앤맥페일 브랜드관이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와인나라 압구정점 2층에 문을 열었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고든앤맥페일 단독 공간이다. 이정아 기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