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음료 사이즈. 왼쪽부터 톨(Tall), 그란데(Grande), 벤티(Venti), 트렌타(Trenta) 순.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음료 사이즈. 왼쪽부터 톨(Tall), 그란데(Grande), 벤티(Venti), 트렌타(Trenta) 순.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테이크아웃’ 위주 대용량음료…“경쟁력·효율성 잡는다” 전자업계 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거거익선(巨巨益善·클수록 좋다)’이 통하고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용량’을 앞세운 음료가 오히려 매장 운영 효율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적극 출시에 나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용량 음료’는 폭염과 고물가 속에 인기를 얻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고 물가가 높아지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더 많은 양을 즐길 수 있는 대용량 음료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식품 업계에서 대용량 제품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벅스 트렌타 음료는 출시 보름 만에 누적 40만잔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디야는 7월 26일부터 8월 8일까지 전국 매장의 엑스트라 음료 주문량이 직전 2주 대비 25% 증가했다.

빽다방 관계자는 “고객 선호도를 반영해 대용량 사이즈 음료를 선보이고 있는데, 논 커피(non-coffee) 음료도 빽사이즈 라테 음료 등과 비슷한 판매량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가 대용량 음료를 판매하고 있는 스타벅스·이디야·빽다방 등 3사를 비교한 결과, 평균적으로 용량이 약 1.5배 늘어날 때, 가격은 1.3배 가량 비싸졌다. 업체 입장에서 가격만 따지면 일반 크기 음료 2잔을 판매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업계에서는 대용량 음료가 가진 장점도 크다고 보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렌타 사이즈 메뉴에 대한 안내판. 김희량 기자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렌타 사이즈 메뉴에 대한 안내판. 김희량 기자

카페 업계에서도 통한 ‘가성비’…대용량 음료 인기 스타벅스는 7월 20일 음료 3종을 트렌타 크기로 출시해 9월 30일까지 한정 판매 중이다. 트렌타 용량은 887㎖로, 기존에 가장 용량이 컸던 벤티(591㎖) 양의 약 1.5배다. 반면 가격은 6700원(벤티)에서 7700원(트렌타)으로 20%만 더 내면 된다.

빽다방에서 판매 중인 빽사이즈 음료 6종 [빽다방 SNS 캡처]
빽다방에서 판매 중인 빽사이즈 음료 6종 [빽다방 SNS 캡처]

이미 대용량 음료를 판매 중인 프랜차이즈도 기존 용량 대비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디야는 일부 음료에 대해 레귤러(414㎖) 크기보다 용량을 약 1.6배 늘린 ‘엑스트라(650㎖) 사이즈’를 판매 중이다. 그러나 가격은 1.3배만 내면 즐길 수 있다. 이디야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존 22oz(623㎖)였던 엑스트라 사이즈를 24oz(650㎖)로 증량한 바 있다. 빽다방은 2015년부터 음료 6종을 기존 크기 용량(625㎖) 보다 약 1.5배 많은 ‘빽사이즈(950㎖)’를 판매 중이다. 가격대는 기존 크기보다 1.4배 가량 높아졌다.

스타벅스 트렌타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트렌타 [스타벅스 코리아 제공]

테이크아웃 위주로 판매…“매장 운영 효율성 높이는 효과” 대용량 음료는 일반 사이즈와 달리 ‘테이크아웃’ 위주라 매장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테이크아웃 전용으로 출시된 스타벅스 트렌타도 쇼핑몰, 백화점, 사무실, 학원가 등 체류 시간이 긴 입지에서 인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휴가철을 맞은 소비자가 장거리 운전이나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대용량 음료를 찾는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용량은 커졌지만 매장 내에서 체류하는 시간은 줄어 보다 업체 입장에서는 좀 더 효율적인 매장 운영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사이즈별 음료 [게티이미지뱅크]
사이즈별 음료 [게티이미지뱅크]

다양한 용량 옵션으로 소비자 선택권 확장…“사이즈 자체가 경쟁력” 기존 사이즈에 대용량이라는 옵션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 다양한 ‘용량’ 옵션 자체가 브랜드 경쟁력을 높일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체 점주는 “대용량 저가형 음료 브랜드가 많이 생기면서 경쟁할 곳이 늘었는데, 인기 음료의 큰 사이즈를 먹기 위해 찾아 오는 손님도 있다”고 했다.

‘가성비’라 자주 마시면 건강 우려도…“적절한 용량 섭취가 중요” 대용량 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당, 열량, 카페인 등 영양성분 과다 섭취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나온다. 스타벅스 아이스 자몽 허니 블랙 티는 트레타(887㎖) 기준 당류가 79g 함유돼있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1일 적정 섭취량은 50g으로, 해당 음료 1잔을 마시면 권장량보다 58%를 더 섭취하게 된다.

직장인 김도연(31)씨는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아침에 산 대용량 음료를 퇴근할 때까지 마시는데, 가성비는 좋지만 단 음료라 건강도 신경 쓰인다”고 털어놨다. 이런 소비자 우려와 관련해서는 스타벅스는 “고객이 시럽을 빼거나 음료 조건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당류 등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대용량 음료 섭취 시 액상과당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성미경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액상과당은 흡수가 굉장히 빨라 당뇨와 비만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음료의) 용량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전새날·김희량 기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