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동 ‘오뜨르 베이커리’ 박정원 대표 인터뷰

프랑스 디저트점에 이력서 돌리며 찾은 천직

경찰까지 나선 ‘초코범벅바게트’ 대란의 시작

‘디저트 성지’ 신세계 강남 스위트파크 입점도

“더 자주 찾을 수 있는 서울 중심가 3호점 꿈”

박정원(33) 오뜨르 베이커리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본점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 기자
박정원(33) 오뜨르 베이커리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본점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 기자

“처음에는 약간 충격적이었고, 며칠 동안은 두렵기까지 했어요. ‘과연 이분들을 다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2주에서 한 달 정도는 혼란스러운 마음이었죠.”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조용한 골목길. 오픈 5년차를 맞은 ‘오뜨르 베이커리’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섰다. 갑자기 몰려든 인파에 어리둥절한 주민들의 민원으로 경찰까지 현장 정리에 나섰다. 단 한 달만 맛볼 수 있다는 ‘초코범벅바게트’를 사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었다. 박정원(33) 오뜨르 베이커리 대표는 22일 천호동 본점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오뜨르 베이커리는 올해 6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2호점을 열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디저트 맛집의 성지 ‘스위트파크’에 입점했다. 정식 운영에 앞서 열린 팝업스토어도 매일 오픈런을 기록했다. 박 대표는 “사업이 커질 때마다 저희 팀의 고생이 빛을 발했다는 생각에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처음부터 베이커리 전문점을 꿈꾼 건 아니었다.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한 그는 군 전역 직후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찾게 된 부산 남천동에서 프랑스인 셰프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박 대표는 “그곳에서 일하면서 ‘진짜 재밌구나, 평생 직업으로 삼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프랑스에서도 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경험은 프랑스 워킹 홀리데이 결심으로 이어졌고, 2017년 본격적인 유학길에 올랐다. 박 대표는 “프랑스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미리 준비해 간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다”며 “하루에 13~14곳의 빵집을 다니며 먹어본 뒤 마음에 드는 곳에만 지원했다”고 했다.

시그니처 제품인 ‘초코범벅바게트(왼쪽)’. 본점 진열대에 초코범벅바게트의 ‘1인 최대 3개’로 구매수량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있다. [오뜨르 베이커리 제공·김진 기자]
시그니처 제품인 ‘초코범벅바게트(왼쪽)’. 본점 진열대에 초코범벅바게트의 ‘1인 최대 3개’로 구매수량을 제한하는 안내문이 있다. [오뜨르 베이커리 제공·김진 기자]

박 대표가 몸담았던 곳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파리의 디저트 부티크 ‘라 구뜨 도르(La Goutte D’or)’였다. 이곳에서 그는 또 다른 도전을 결심한다. 프랑스의 명문 요리학교 ‘페랑디’ 진학이었다. 그는 “미국·일본에 비해 프랑스는 학비가 비싸지 않아 일하면서 모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변수가 됐다. 귀국길에 오른 박 대표는 창업을 결심했다. 그렇게 2022년 천호동에 오뜨르 베이커리가 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오뜨르(autour)는 ‘근처’라는 의미의 프랑스어”라며 “프랑스에서 일주일에 두 곳씩 숙제하듯 빵집과 디저트샵을 다녔지만,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곳들은 결국 집 근처의 맛있는 빵집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뜨르 베이커리의 시그니처 메뉴는 초코범벅바게트다. 한 달 동안만 판매하는 ‘월간 오뜨르’를 통해 지난 3월 선보였으나, 오픈런이 계속되며 상시 판매 제품에 올랐다. 5월 제품이었던 ‘산딸기범벅바게트’도 상시 판매 제품이 됐다. 박 대표는 “손님이 빵을 먹었을 때 기대했던 그 맛이길 바란다”며 “제가 생각하는 맛의 밸런스가 직관적으로 보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13만명 구독자를 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신메뉴 개발 과정도 공개하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경쟁력이다. 월간 오뜨르를 비롯한 주요 제품의 가격은 2000~6000원대다. 박 대표는 “원가율보다 ‘이 가격이면 사 먹을 만한가’를 기준으로 팀원들과 논의해 가격을 정한다”고 했다.

이제 1·2호점을 찾는 고객은 하루 500~700팀에 달한다. 직원도 20여명까지 늘었다. 박 대표는 “(유튜브) 구독자분들이 더 자주 오실 수 있도록 다른 지역에도 팝업 매장을 열고 싶다”며 “서울 마포구처럼 접근성이 좋은 중심가에 3호점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뜨르 베이커리는 한 달만 판매되는 ‘월간 오뜨르’ 신제품을 매달 공개하고 있다. 이 중 수요가 많은 제품은 정식 메뉴가 된다. 사진은 본점에서 판매 중인 6월 월간 오뜨르 신제품 ‘천사의크림, 크렘당쥬’. 김진 기자
오뜨르 베이커리는 한 달만 판매되는 ‘월간 오뜨르’ 신제품을 매달 공개하고 있다. 이 중 수요가 많은 제품은 정식 메뉴가 된다. 사진은 본점에서 판매 중인 6월 월간 오뜨르 신제품 ‘천사의크림, 크렘당쥬’. 김진 기자

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