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단백질을 이용해 달걀을 만드는 이른바 ‘식물 달걀’에 세계적인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단백질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용한 미래 대체 식량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일본 동양경제 온라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햄튼크릭푸드사(Hampton Creek Foods)는 지난 9월 미츠이물산으로부터 약 18억엔(1조7600억원)을 출자받았다.
2012년에 설립돼 지난해까지만 해도 종업원 30명에 불과했던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이 엄청난 거액을 투자받은 것이다. 햄튼크릭푸드는 지난해에는 홍콩 최대 재벌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호라이즌벤처스로부터 2300만달러(270억원)를 투자받은 바 있고,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나 토니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 기업가이자 야후의 공동창시자인 제리 양, 싱가폴 정부산하의 테마섹홀딩스도 출자하고 있다.
전 세계 재벌들이 이 신흥 벤처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보유한 독특한 기술 때문이다. 햄튼크릭푸드는 천연 식물 단백질로부터 닭이 낳은 달걀과 똑같은 맛과 향기를 가진 원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비욘드 에그(Beyond Egg)’라고 이름 붙은 이 원료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계란후라이는 물론이고, 마요네즈나 빵ㆍ쿠키 등에 활용돼 동물성 달걀을 넣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햄튼크릭푸드의 과학자들은 이 달걀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의 1500 종이 넘는 식물을 테스트한 결과, 콩과 해바라기 씨앗의 기름, 캐놀라, 자연산 검 등을 적절하게 배합해 종전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냈다. 콜레스테롤 등의 걱정이 없는 식물성 단백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이 기술이 더욱 특별한 것은 미래 대체 식량으로서의 기능을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동물성 단백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이를 공급해 줄 가축을 기를 수 있는 자원(땅ㆍ사료ㆍ수자원 등)은 극히 한정돼 있는 상황이다.
환경 오염이나 동물 학대 논란도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각종 미래 식량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해초류나 버섯 같은 경우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벽에 부딪힌 상황이고, 곤충은 심리적인 저항감 때문에 보급이 지체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비욘드 에그’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싼 가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욘드 에그’는 현재 월마트, 코스트코, 타겟과 같은 미국 대형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마요네즈와 쿠키에 활용되고 있으며, 미국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에도 사용되고 있다. 또 ‘가짜 계란 파동’으로 홍역을 치른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수십개국에 수출도 진행중이며, 이번 마츠이 물산의 투자로 조만간 일본인의 식탁에도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츠이물산은 사업제휴 형태로 일본에서의 판매권을 취득하고, 우선은 식품회사들에게 판매를 시작한 상황이다. 또 조만간 아시아 전체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paq@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