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름 홈플러스 와인 바이어
대학교 새내기 시절 각종 환영회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접하는 회식, 친구들과 함께하는 편안한 술자리에 이르기까지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접하는 술은 맥주 아니면 소주다. 간혹 유행을 타고 막걸리나 혼합주, 드물게는 양주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와인은 도통 보기 힘들다. 와인은 그 만큼 일반 소비자들과 그다지 친한 술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와인 바이어만큼 고민이 깊은 이는 없을 것이다. 손아름 홈플러스 와인 바이어는 와인 대중화라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자체 브랜드를 런칭하는데 주력해왔다. 2011년 파이니스트 와인을 시작으로 2012년 심플리 와인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는 지난 달 ‘슈퍼스타4’ 와인까지 이어졌다.
“파이니스트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대형마트 와인도 고를 만하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시작한 것이었어요. 심플리 와인은 와인 입문자들이 고민 없이 쉽게 맛있는 와인을 고를 수 있도록 하려고, 말 그대로 ‘심플하게’ 대표 품종을 정리한 식이었죠. 슈퍼스타4는 프리미엄 와인을 대중화하기 위해 정말 좋은 와인을 좋은 가격에 팔아보자고 내놓은 거예요. 올해 ‘슈퍼스타’로 만들 작품입니다”.
슈퍼스타4는 올 한해 동안 북미,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 와인 강국을 대표하는 와인들이 한국을 찾는다는 콘셉트로 나왔다. 첫 주자인 고스트파인은 미국의 대표적인 와인회사인 갤로가 선보이는 와인이다. 캘리포니아의 나파-소노마밸리를 대표하는 진한 과실향, 복합적인 풍미, 적당히 균형이 잡힌 바디감이 특징이다. 입문자부터 와인 애호가들까지 누구나 맛있는 와인이라 느낄만한나파밸리 특유의 맛을 담고 있다.
손 바이어가 특별히 공을 들인 것은 가성비다.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을 기대하고 오는 마트다보니까 백화점과는 가격 차이를 둬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평균 구매 단가가 낮으니 최대한 가성비가 좋은 것을 찾아야 해요”.
고스트파인은 국내 홈플러스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격(1만8900원)이 미국 현지 가격(세금 미포함 17달러)보다도 낮다. 저렴하다는 칠레 와인조차도 현지에 비하면 비싼 가격을 감수해야 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손 바이어는 이 같은 가격 정책에 대해 “엄청 ‘센 것’”이라며 “홈플러스에서도 투자를 많이 했고, 협력사(갤로)에서도 마진을 낮게 잡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성비를 중시한 단독 와인 도입 외에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 2011년에는 와인페어를 개최해 유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000명을 대상으로 와인 시음회를 진행했다. 파이니스트 와인을 런칭하면서도 고객시음단을 통해 평가를 받았고, 고객들을 초청해 파이니스트 와인 퀴즈쇼를 열기도 했다. 파이니스트 와인을 알리기 위해 2014년에는 팝업스토어까지 열었다. 공간이 곧 매출인 대형마트에서는 행사도 효율이 중요하다. 그만큼 돈을 벌 수 있는 행사여야 환영받기 마련이다. 언뜻보기에 각종 와인 행사들은 당장 돈이 벌리는 일은 아닐 것 같은데, 손 바이어는 “와인은 벽을 깨야 한다”며 이 같은 이벤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와인에 대해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괜히 어려운 것 같고 비쌀 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벽을 계속 깨야 하거든요. 와인 시장 자체가 커져야 좋은 상품도 많아지고 시장도 성숙해질 수 있습니다”.
대형마트의 와인 바이어는 와인 대중화 외에도 이미지 고급화라는 숙제를 함께 안고 있다. ‘마트 와인=저가형’이란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손 바이어는 이런 숙제에 대한 힌트를 파이니스트에서 많이 얻었다고 전했다. “파이니스트 와인을 시작하면서 품질과 가격이 좋으면 마트에서도 충분히 프리미엄 상품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며 “마트에도 좋은 와인이 많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 같다”고 전했다.
파이니스트는 와인 대중화에도 큰 영향을 줬다. 손 바이어는 “파이니스트를 도입하기 전에는 정말 스위트한 레드와인 비중이 높았는데, 파이니스트 이후로 고객들이 찾는 종류도 다양해졌고 평균 가격대도 3만원 정도로 올라갔다”며 “고객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입사 이후 7년여 동안 와인 한 길만 담당했다. 지루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는 “와인에서는 아직도 할 게 많다”고 욕심을 냈다. 지금 그가 가장 욕심을 내는 분야는 당연히 슈퍼스타4다. 그는 “올해 4가지 시리즈에 이어 다음해에는 더 많은 슈퍼스타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도현정 ysk@heraldcorp.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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