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K-프랜차이즈 시장이 단순한 브랜드 진출을 넘어 새로운 확장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직접 매장을 개설하거나 개별 사업자를 통해 브랜드를 도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필리핀 유력 기업이 경쟁력 있는 한국 브랜드를 발굴하고 자사가 보유한 유통망·점포 운영 경험·현지 시장 이해도를 결합하는 형태가 두드러진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달 필리핀 외식시장에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두 곳이 잇달아 진출했다. 한국 커피 브랜드 컴포즈커피(Compose Coffee)는 8월 7일 메트로 마닐라 타기그시티의 마켓마켓(Market! Market!)에 필리핀 1호점을 개점했다. 비슷한 시기 BHC치킨도 메트로마닐라 내 케손에 있는 SM North EDSA에 첫 매장을 열며 현지 영업을 본격화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들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뒷받침하는 파트너의 면면이다. 컴포즈커피의 필리핀 사업에는 현지 최대 외식기업인 졸리비그룹(Jollibee Group)이 참여하고 있다. 졸리비는 2024년 컴포즈커피 지분 70%를 인수한 데 이어 2026년 필리핀에 첫 매장을 선보였다. 향후 필리핀을 한국 외 주요 성장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BHC치킨 역시 필리핀의 대표적인 의류·생활소비재 기업 수옌(Suyen Corporation)과 손잡고 시장에 진출했다. SM Supermalls 등 대형 쇼핑몰을 중심으로 매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K-프랜차이즈 상당수가 현지 대기업 또는 전문 유통기업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및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는 필리핀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입지가 단순한 ‘한류 기반 외식 콘텐츠’에서 벗어나, 현지 주요 유통·외식기업이 자체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검토하는 하나의 상업적 브랜드군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컴포즈커피는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에서 구축한 중저가 커피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을 필리핀 시장에서도 전면에 내세운다. 프리미엄보다는 접근성과 반복 구매 가능성을 중심으로 현지 소비층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향후 K-프랜차이즈 시장은 ‘한국 음식 경험’ 중심에서 일상 소비시장 내 브랜드 경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육성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