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이신세계’ 평창·강릉 미식 여행

명인·명사와 2박 3일 프라이빗 일정

300년 역사 지닌 강릉 선교장 투어도

“가보지 않은 지역 발굴, 상생도 계속”

1일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의 체험장에서 박광희 명인이 직접 손질한 김장 재료를 설명하고 있다. 박 명인은 25년 경력의 김치 명인으로, 이날 체험은 신세계백화점의 지역 특화 콘텐츠인 ‘로컬이신세계’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김장 체험에는 단 11명이 참석했다. [김진 기자]
1일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의 체험장에서 박광희 명인이 직접 손질한 김장 재료를 설명하고 있다. 박 명인은 25년 경력의 김치 명인으로, 이날 체험은 신세계백화점의 지역 특화 콘텐츠인 ‘로컬이신세계’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김장 체험에는 단 11명이 참석했다. [김진 기자]

“이건 어부들이 뜰채로 잡은 새우젓이예요. 자하젓이라고도 하는데, 그것보다 조금 더 가느다란 새하젓이예요. 맛을 보세요. 다르죠?”

우거진 녹음에 단풍물이 들기 시작한 지난 1일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청옥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오는 야외 정원을 배경으로 프라이빗 요리 교실이 열렸다. ‘약선 김치’로 유명한 25년 경력의 박광희 명인은 기꺼이 자신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했다. 직접 태양빛에 말려 빻은 고춧가루와 16년 된 집간장, 육수 등 명인의 비기(祕器)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11명의 참석자들은 박 명인의 재료를 만지고, 맛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소금을 볶아서 써도 되나요”, “당근은 안 넣으시나요” 등 질문이 이어졌다. 직접 김장하는 순서가 다가오자 손길은 바빠졌다. “김치를 담글 때는 약간 싱겁게 하셔야 한다. 배추와 양념의 비율이 8대 2일 때 가장 좋다”는 명인의 말을 따라 조심스럽게 양념을 버무렸다.

김장이 끝나자 박 명인이 직접 담근 10여종의 김치·장아찌와 함께 하는 점심 한 상이 차려졌다. 가지각색의 김치가 식탁을 가득 채우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한 참석자는 “김치에 홀릴 것만 같다”고 말했다.

2일 강원도 강릉시 ‘보헤미안 박이추커피 공장’에서 국내 1세대 바리스타로 이름을 알린 박이추 명인이 로컬이신세계 참석자들 앞에서 드립커피를 내리고 있다. 박 명인은 참석자들을 상대로 50여분간 자신의 인생을 주제로 강의를 펼쳤고,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갔다. [김진 기자]
2일 강원도 강릉시 ‘보헤미안 박이추커피 공장’에서 국내 1세대 바리스타로 이름을 알린 박이추 명인이 로컬이신세계 참석자들 앞에서 드립커피를 내리고 있다. 박 명인은 참석자들을 상대로 50여분간 자신의 인생을 주제로 강의를 펼쳤고,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갔다. [김진 기자]

김치 명인과 김장은 신세계백화점의 지역 특화 콘텐츠인 ‘로컬이신세계’가 선보인 강원도 2박3일 여행 코스 중 하나다. 로컬이신세계는 2023년 7월 론칭 이후 전국 각지에서 발굴한 미식·문화·유산을 체험할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프리미엄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와 연계한 국내 여행을 선보였다. 올해 처음 진행된 강원도 미식 여행은 평창, 강릉에 숨겨진 미식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 핸드드립 커피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박이추 명인의 커피를 시음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국내 1세대 바리스타인 박 명인은 지난 2000년 강릉시 사천면에 ‘보헤미안 박이추커피’를 열어 강릉을 커피의 도시로 재탄생시킨 인물이다. 참석자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 박 명인과 약 50분간 ‘인생 대화’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박 명인은 재일교포 2세였던 자신이 커피에 빠지고, 강원도에 오기까지 여정을 공유했다. “내년 봄에 경북 울진으로 또 한 번 떠난다”며 카페 이전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왜 울진으로 정했나”, “후계자는 키우고 계신가” 등 궁금증을 쏟아냈다.

박 명인 측 관계자는 “카페 영업일인 목요일부터 일요일 사이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일(커피)에만 몰두하시는데, 오늘은 아주 특별하게 시간을 내셨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보헤미안 박이추커피 공장’에서 일본 후지로얄사의 거대한 로스팅 기계를 마주하기도 했다. 박 명인의 로스팅 스타일을 위해 커스텀 제작된 기계로, 한 달에 30톤의 로스팅 원두를 생산한다.

1일 강원도 강릉시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황준성 셰프가 현지 제철 식재료를 설명하고 있다. 황 셰프는 로컬이신세계 참석자들에게 파인다이닝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1일 강원도 강릉시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황준성 셰프가 현지 제철 식재료를 설명하고 있다. 황 셰프는 로컬이신세계 참석자들에게 파인다이닝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매끼 식사도 미식 체험으로 이어졌다. 황준성 셰프가 운영하는 강릉 ‘버드나무 브루어리’에서 진행된 첫날 저녁식사는 현지 제철 식재료를 재해석한 파인다이닝 코스로 구성됐다. 강릉 수제맥주, 바베큐뿐 아니라 코스 요리가 나올 때마다 더해진 셰프의 설명이 참석자들의 입맛을 돋궜다. 둘째날 점심은 강릉 유명 두부전문점 셰프가 선보인 토속 한상이 차려졌다. 제철 방어·가자미회와 강릉식 문어·가오리무침, 옹심이, 옥수수범벅 등 메뉴판에 없는 요리들이 식탁을 채웠다. 저녁 식사에는 다수의 미식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이욱정 PD와 함께 최종원 셰프의 코스 요리를 즐겼다.

한 참석자는 “강원도에 여러 번 왔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원래 알던 여행지도 신세계랑 오니 새로운 것들을 보여준다. 말 그대로 신세계”라고 했다.

국가유산청과 특별한 협력도 여행의 매력을 키우는 요소다. 이번에는 300년 전 조선 후기에 지어진 강릉 선교장 도슨트 투어가 포함됐다. 효령대군(세종대왕의 형)의 11대손 이내번이 지은 고가(古家)를 10대에 걸쳐 원형 그대로 보존한 이곳은 ‘민가 정원의 백미’라는 평가를 받는 강릉의 대표 국가민속문화유산이다. 참석자들은 평창의 천년고찰 월정사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서 도슨트 투어를 하고, 강릉 모란공방의 민화체험에도 참여했다.

로컬이신세계는 여행을 넘어 지역 상생 협업으로 이어진다. 신세계가 발굴한 각 지역의 식재료 등 특산품을 백화점 팝업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고, 수익의 일부를 지역생산자 몫으로 나누는 형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새로운 지역을 개발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아직 가보지 못한 지역의 콘텐츠를 발굴해 차별화된 경험을 준비할 예정”이라며 “로컬이신세계 팝업과 리테일 판매를 추진해 각 지역에서 발굴한 식재료, 예술·문화 등 다양하고 새로운 콘텐츠의 소비를 창출하는 역할에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1일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인근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서 로컬이신세계 참석자들이 전문 도슨트 투어를 하고 있다. [김진 기자]
1일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인근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에서 로컬이신세계 참석자들이 전문 도슨트 투어를 하고 있다. [김진 기자]

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