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안전사고로 입은 피해를 소비자들이 집단소송제를 통해 구제받을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따르면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는 가공식품 분야에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현재 증권 부문에만 집단소송제가 도입돼 있다.

집단소송제는 기업 부당행위로 인한 특정 피해자가 소송에서 이기면 나머지 피해자도 모두 배상받는 제도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 분야에 집단소송(Class Action)이 허용된다. 이 제도는 소비자의 권익을 대폭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패소하면 막대한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경영자 입장에선 껄끄러운 제도다.

식약처는 가공식품 등으로 인한 위해를 방지하고 식품영양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려면 집단소송제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가 가공식품 부문의 소비자 권리 강화 차원에서 집단소송제 카드를 꺼내긴 했지만 실제 도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집단소송제 자체가 가공식품 분야에만 한정된 이슈가 아니라 모든 산업부문에 걸쳐 있는 소비자 현안인 데다, 법체계상 공정거래법 등과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정위가 국정과제로 최종적으로 채택할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실제로 법제처는 식품 표시와 기준 등의 조항을 담은 식약처 소관의 식품위생법에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제 조항을 신설하는 데 대해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소비자 집단소송제 도입을 내걸었다. 기업의 비슷한 불법행위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경우에 소송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고 정부 차원에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 이 때문에 국정과제로 전격 채택될 가능성도 배제하진 못한다.

지금까지 소비자단체들은 집단소송제 도입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기존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으로는 집단으로 발생하는 소비자피해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는 기업의 부당행위에 대해 소비자가 보상받으려면 피해 당사자가 각각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소송비용과 증명책임 등이 모두 소비자의 몫이어서 실제 피해구제를 받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게 소비자단체들의 주장이다.

박준규 기자/


박준규 nyang@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