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피자업계가 배달앱 사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시장 확대를 위해 배달앱 사용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배달앱을 사용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선 보인 피자 자동판매기에서 나온 피자.[로이터]
미 피자업계가 배달앱 사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시장 확대를 위해 배달앱 사용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배달앱을 사용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기 때문이다. 사진은 이탈리아에서 처음 선 보인 피자 자동판매기에서 나온 피자.[로이터]

파파존스는 배달앱 사용, 도미노피자는 사용 안해 미국 피자업계가 배달앱 수용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신규 손님을 늘릴려면 배달앱 사용이 불가피한데, 배달앱을 사용하면 수익성 악화가 밤중에 불보듯 뻔해서다. 일부 개인 피자 가게는 배달앱 사용으로 수익이 30% 줄었다며 폐업해 배달 서비스의 음과 양이 극명히 드러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피자업계가 배달앱 사용을 놓고 양분됐다면서 피자업체들은 오래 전부터 신속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온 '개척자'들이지만, 최근 도어대시나 우버이츠 같은 배달앱 사용 여부를 놓고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식 대신 배달 음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피자업계는 팬데믹 기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최근 피자업계는 팬데믹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앱을 쓰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다.

어떤 피자업체는 신규 고객 유치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배달앱을 쓰기로 했고, 어떤 피자업체는 배달업계를 사용하면 수익률이 너무 악화된다며 배달앱을 거부했다.

파파존스는 배달앱을 쓰기로 했다. 자체 배달 인력에 더해 배달앱까지 가동하기로 한 것이다.

롭 린치 파파존스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를 맞아 배달 음식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배달앱 주문도 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린치 CEO는 "배달앱을 사용해도 수익성이 있다"면서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미노피자는 배달앱 사용을 하지 않는다.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5년간 피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에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일반 소매 피자 가게 시장을 잠식해 왔다.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이들의 배달 서비스는 더욱 각광받았다. 도미노피자와 파파존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자리 수 늘어났다.

또 도미노피자 주가는 지난해 31% 올랐다.

피자헛은 자체 배달원이 모두 배달을 나갔을 경우에만 배달앱을 쓰기로 했다.

이 회사는 배달앱 주문보다 자사 직접 주문의 경우 가격이 더 저렴하고 배달 속도도 더 빠르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피자헛 미국지사 임시 대표인 케빈 호츠만은 "배달 수수료를 더하면, 주문 가격이 훨씬 비싸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논쟁은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요식업계 전반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 중이다.

피자업계의 가장 큰 강점은 비용이 다른 식당에 비해 적게 든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피자 주재료는 빵, 소스, 치즈로서 다른 음식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 피자업계가 배달앱을 쓰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이유다.

퍼싱스퀘어캐피탈 대표인 투자자 빌 애크만은 이달 도미노피자 지분 6%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그 이유로 배달앱을 쓰지 않고 자체 배달원을 쓴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7.99달러(약 8900원)면 피자를 배달해준다"면서 "배달앱을 이용한다면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이츠 측은 가격별로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5만여개의 피자 가게 배달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피자배달 전문 스타트업인 '슬라이스'는 대형 배달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 회사는 피자 가격에 2.25달러(약 2500원)만 추가하면 일반 피자 가게 배달을 대행해준다.

피자업계 1만6000개 가게들은 자체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슬라이스 측은 이들에 배달 횟수 등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하며 소규모 가게까지 시장을 넓히려 하고 있다.

일리어 셀라 슬라이스 대표는 "소규모 피자 가게들이 온라인 주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선 엄청난 결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미노피자는 온라인 주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수십만달러를 투자했다. 최근 이 회사는 휴스턴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험 중이다.

도미노피자 최고혁신경영자(CIO)인 데니스 말로니는 "많은 미국인들은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빠르고 정확한 배달을 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객들의 배달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NPD그룹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음식점에서 가장 많이 주문하는 음식 1위는 햄버거, 2위는 피자다.

피자 배달은 배달앱이 나오기 수십년 전부터 제공됐던 서비스다.

톰 모내건 도미노피자 창업자는 골판지 박스에 피자를 담아 30분내 배달 원칙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 자사 브랜드를 세계 최대 피자 체인으로 성장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피자 배달은 지난해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는 미국 사회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산업정보업체 테크노믹에 따르면, 개인 피자 가게 매출은 지난해 19% 감소했고, 시장조시기관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8만1000여개 피자 가게가 팬데믹 기간 폐업했다.

미 오레곤주 유진의 피자 음식점 라펄라 피제리아 창업자 존 바로프스키는 코로나19 이전엔 피자 배달을 하지 않았다. 포장 주문 손님을 잃어버린 그는 배달앱 서비스에 등록했는데, 배달 수수료로 수익이 약 30% 감소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대형 체인 피자들의 가격 공세에 경쟁이 어려워 피자 토핑 중 모짜렐라 치즈를 절반으로 줄이고, 수입 고기를 쓰기로 했다.

바로프스키는 "피자는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고품질 피자를 추구했다"면서 "오픈 첫날부터 도전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1월 폐업했다.

김수한 기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