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라면 소비량은 72.4개로 수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전체 소비량으로 봤을 때는 35억개로 세계 7위에 머물러 인구 부족에 따른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보다 전체 라면 소비량은 많은 나라는 모두 인구도 우리나라보다 많다. 그런 면에서 유추해보자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라면을 소비하고 있는 국가는 당연하게도 중국이다. 중국의 라면 소비량은 440억개로 2위인 인도네시아(141억개)보다 3배나 많다.

중국이 세계 최대 라면 소비 국가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 ‘캉스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캉스푸는 중국 라면 시장에서 57.1%의 점유율(2014년도 상반기 기준)을 차지하고 있어 세계 최대 라면 회사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현재는 음료ㆍ과자ㆍ체인점 사업 등에까지 발은 뻗어 명실상부 중국을 대표하는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난 기업이기도 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02억3800만 달러(약 12조2400억원)로 2013년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2011년 78억6700만 달러(약 9조4400억원)보다는 33%나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캉스푸는 대만의 딩신국제그룹과 일본의 산요푸드가 합작해 만든 대만계 식품회사로 1992년 중국 톈진(天津)에 진출했으며, 현재는 홍콩 시장에만 상장돼 있다. 딩신그룹의 주인인 웨이잉저우(魏應州) 회장이 현재 캉스푸의 회장을 맡고 있다. 1954년 대만의 상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대만 출신으로 중국 본토에서 성공한 대표 기업인으로 평가되지만 시작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는 80년대 초반 부친이 운영하던 작은 식용유 가게를 물려받았지만 실적은 썩 좋지 않아 빚독촉에 시달릴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1988년 중국이 대만에 문호를 개방한 이후에는 중국에서 식용유 판매 사업을 해보려 했지만 이 역시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결국 그는 사업을 접고 중국 본토를 떠나겠다 마음 먹고 기차에 몸을 실었는데, 그 안에서 허기를 달래려 꺼낸 대만산 컵라면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 당시 중국에서는 라면이 생소한 음식이어서, 여기저기서 궁금해하는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웨이 회장은 여기서 새로운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렇게 해서 그가 내놓은 첫 제품이 ‘홍샤오니우로우미엔(홍소우육면)’이다. 한국으로 치자면 농심의 ‘신라면’이라 할만큼 중국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대표 라면이다. 이 제품은 출시 초기 시장의 열광적인 호응에 돈다발을 들고 사려는 이들이 공장 문 앞에 줄을 섰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캉스푸는 라면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1995년에는 스낵 사업에 뛰어들었고, 1997년부터는 대형 할인점 테스코(Tesco)를 설립해 전국에 30여개에 가까운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998년에는 대만 제2의 식품그룹 웨이췐을 인수했다. 2002년에는 패스트푸드점 디코스(DICOS)를 인수해 300여개의 점포를 거느릴 정도로 탄탄대로에 올려놨고, 2012년에는 펩스콜라 중국법인도 인수했다. AC닐슨에 따르면 캉스푸의 2013년 생수 시장과 차음료 시장 점유율 역시 44.1%와 51.8%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캉스푸의 라면 사업은 위기다. 중국의 라면 시장 전체가 성장 둔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중상정보망에 따르면, 중국의 라면 생산량은 2010년 688만톤에서 2013년 1030만톤까지 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1025만톤으로 오히려 줄었다. 캉스푸의 매출 역시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들의 소득이 늘고 웰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라면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업체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해 경쟁하는 동질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고 있다.

캉스푸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paq@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