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품업계가 '협동로봇'을 주목하고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이른바 '중후장대(重厚長大)'한 제품을 다루는 현장이나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했지만 최근 '다품종 소량 생산' 흐름에 따라 사람과 함께 일하는'협동로봇'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코트라(KOTRA) 도쿄 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식품제조업계에서는 협동로봇 도입을 시작하고 있다. 노동 생산성 부족, 임금 상승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던 식품제조업계는 적극적으로 협동로봇 도입에 나선 분위기다.
식품 제조업 및 요식업은 인력에 의존해야만 하는 전형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이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가 확연한 일본 사회에서는 식품제조 현장에 인력이 모이지 않고 있어 심각한 인력난을 해소해주는 구세주로서 협동로봇을 바라보고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위험성때문에 울타리처럼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용해야 했지만, 협동로봇은 안전하고 울타리가 필요하지 않아 공간 절약이 가능하며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로봇과는 인연이 없던 업종인 대형 덮밥체인점 '요시노야'도 주방 식기 세척·정리 작업을 위한 협동로봇을 도입하며 일본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산업형 로봇을 개발하던 일본의 업체들도 식품업계에서 활용할 협동로봇 개발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화기기 제조업체 '오므론'(OMRON)이 개발한 협동로봇은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흘러가는 대량의 고로케 중 상품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것을 잡아 다른 라인으로 옮기는 작업을 1분에 60개나 해낸다. 모양이 망가지기 쉬운 고로케를 빠르게 온전히 옮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 신형로봇은 크기가 제각각 다른 가공된 야채 등 다루기 어려운 식품까지 취급대상을 확대해 신선식품 가공공장에서 실용화할 전망이다.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개발한 양팔 로봇인 '듀아로'(duAro)는 사람과 함께 동일 생산 라인에서 작업 가능하다. 편의점 도시락을 만들 때는 반찬을 담고 밥 위에 참깨를 뿌리거나 뚜껑을 닫는 등 다양한 행동을 사람처럼 양팔을 이용해 작업할 수 있다. 이 로봇은 손목 부분이 가볍고 부드러워 안전 울타리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프로그램 재설정만으로도 다른 작업에 바로 투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듀아로는 자동차, 전기 등 산업용으로 개발됐지만 편의점 주먹밥 포장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2000대 이상을 판매했다. 가격도 280만 엔(한화 약 2880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아 향후 식품업계에서 널리 사용될 전망이다.
정밀부품 가공기계 등을 다뤄온 '씬서매크'는 감자 '싹 자동제거기'를 훗카이도 국립종합연구기구와 함께 공동 개발했다. 이 로봇은 카메라가 싹이라고 판단된 부분을 발견하면 팔에 부착된 드릴로 제거한다. 시범 가동한 결과, 일반 감자의 경우 1시간에 900개 정도 처리할 수 있어 사람 10명 분의 작업을 기계 1대로 대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T관계자는 "저출산 고령화가 만연해져 가는 산업 고도화 선진국들은 임금 상승에도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낮은 노동생산성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협동로봇의 수요는 일본뿐 아니라 해외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성연 기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