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밸런타인 데이 시장이 시대에 맞게 타깃층을 확대하며 진화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과 전일본과자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초콜릿 소비량은 1987년부터 2017년까지 30년간 약 65% 증가했다.

일본에서 밸런타인 데이가 시작한 것은 1950년대다. 1958년 2월 일본의 유명 초콜릿 브랜드인 메리 초콜릿(Mary’s)이 신주쿠의 이세탄 백화점의 매장에 '밸런타인 세일”'이라는 손글씨 간판을 걸고 3일간 초콜릿을 판매했다. 당시 판매량은 고작 30엔었으나 이후 60년간 무려 1300억 엔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인식됐던 일본의 밸런타인 데이는 이후 타깃이 확대되며 변화하고 있다.

직장 상사나 동료, 친구에게 주는 의리초콜릿, 남성이 여성에게 주는 역초콜릿, 부모가 자녀에게 혹은 자녀가 부모에게 주는 부자(親子)초콜릿, 자기 자신에게 주는 자신초콜릿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선 일반적으로 1월 말부터 밸런타인데이 판매 경쟁에 돌입한다. 그 중 가장 큰 규모를 보이는 곳은 나고야 다카시마야 백화점의 행사다. 이 행사는 작년까지 9년 연속 일본 1위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약 4주간 85만 명 이상이 방문, 과거 최고인 24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다. 단일 초콜릿 이벤트로는 세계 최고 규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의 밸런타인 데이는 초콜릿이 주인공이지만, 초콜릿이 아닌 상품도 주목을 받는다. 단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나 해마다 반복되는 초콜릿 판매를 지겨워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상품도 등장해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백화점 다카시마야에선 밸런타인데이 한정으로 판매되고 있는 국산 와규 하트스테이크를 발매하고 있다. 2015년 발매 이후 1200세트가 판매됐다. 도쿄의 노포 '아오노'에선 원하는 낙인을 남길 수 있는 하트형의 밸런타인 데이 도리야끼를 판매한다. 호라이에선 1946년부터 단 것을 꺼리는 사람들을 위해 하트 모양의 '돼지고기 찐빵'을 개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현지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매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이트인(eat+in)과 자기초콜릿이다. 업계에선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구매 분위기를 조성하고, SNS를 겨냥한 포토존도 마련해 그 자리에서 바로 먹도록 소비자들을 이끌고 있다.

aT 관계자는 " 일본의 밸런타인 데이 시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밸런타인 데이는 물론 다양한 연중 이벤트들이 정착한 날에는 한국 식품들이 진입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도움말=안성은 aT 도쿄 지사]


고승희 shee@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