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모험을 즐기는 소비자’, 식품업계 주류로 등장 - ‘맛있는’ 식품 넘어 재미와 즐거움, 가치 중시 - ‘풍미, 식감, 스토리, 경험’은 주요 구매 기준
그 어느 때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소비자들이 식품업계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안주하지 않는다. 이미 아는 맛, 예측 가능한 뻔한 맛은 사절. 색다른 맛과 향을 즐기고, 독특한 식감을 선호한다. 단순히 ‘맛있는’ 식품을 찾는 것이 아니다. ‘맛’은 기본, 먹는 ‘재미’와 ‘즐거움’을 추구하고, 브랜드의 스토리와 식품을 통한 개인의 경험을 중시한다. 이들 소비자의 취향은 종잡을 수 없이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워 식품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
헤럴드경제 2020 컨슈머포럼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 최정관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 한국사무소 대표는 “2020년 식품업계에서 나타날 가장 강력한 키워드는 건강과 지속가능성이다”라며 “하지만 그 안에서 고려해야 할 요인과 변수가 많다. 거대 트렌드를 단순히 따라가기 보다는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 등의 진정성을 담아 풍미, 식감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때 모험 성향이 짙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과 가치를 충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노바 마켓 인사이트(Innova Market Insights)에 따르면 전 세계 식품업계에선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주요 소비자 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소비 선택의 기준이 달라지며 나타난 변화다.
모험을 즐기는 소비자(The Adventures Consumer)들은 맛과 향, 식감, 스토리, 경험 등의 네 가지 기준을 식품 구매의 중요한 요건으로 꼽고 있다. ▶대담한 ‘풍미’·재미와 건강 고려한 ‘식감’=새로운 ‘맛과 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은 나날이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이노바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중국·미국·영국 소비자의 각각 67%, 66%, 61%가 새로운 맛과 향을 발견하는 것을 선호했다. 또한 미국과 영국 소비자 10명 중 6명은 아시아나 남미 등 다른 나라의 맛과 향이 가미된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담하면서도 상상력이 풍부한 맛과 향,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이국적인 맛은 모험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미각을 즐겁게 하는 요소다.
업계에서도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하는 식품을 내놓고 있다. 체리 콜라 맛을 내는 오레오 쿠키나 랍스터 맛을 담아낸 감자칩 등 이색적인 맛의 조화를 선보인 제품들이 속속 등장 중이다.
색다른 ‘식감’에 대한 호기심도 커지고 있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소비자 10명 중 1명은 식음료를 구매하는 데에 있어 식감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의 변화로 식품업계의 혁신도 따라오고 있다. 극대화된 부드러움을 강조한 마요네즈나 걸쭉한 살사 소스, 바삭하게 씹히는 콘 플레이크도 재미있는 식감을 강조한 식품이다.
식음료 산업의 ‘건강’ 트렌드도 식감에 영향을 미쳤다. 얇고 바삭하게 만든 초콜릿 스낵이나 기름에 튀기지 않고 공기 퍼핑으로 폭신한 식감을 살린 팬케이크 등 식감을 강조하면서도 칼로리를 줄여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착하고 특별한 ‘스토리’·‘경험 경제’로의 진화=소비자들의 취향과 가치는 기업이나 제품의 고유한 스토리에 대한 관심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이노바 조사에 따르면 태국 소비자의 72%, 멕시코 소비자의 58%, 미국 소비자의 52%가 자신이 구매하는 식음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기를 원했다. 이 스토리에는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는 전과정에 대한 정보는 물론 브랜드의 철학까지 포함한다.
자신이 선택하는 식품의 성분과 원료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체크슈머’들의 등장으로 식품업계에선 불필요한 첨가물을 덜어내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글루텐, GMO, 미트(Meat·육류)-프리 등 각종 ‘프리 프롬(Free-From)’ 제품이 부상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미 인도 소비자의 84%, 스페인 소비자의 68%, 미국 소비자의 61%가 식품 속 원료를 알고 싶어했다.
식음료를 구매할 때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에 가치를 두는 것도 모험을 즐기는 소비자의 특징이다. 이들은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식품을 만들어 음식 쓰레기를 줄이거나 ‘공정무역’ 초콜릿을 생산하는 기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먹고 마시는 것을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소비를 통해 공동체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식품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경험 경제’(Experience Economy)의 성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제 식품은 단지 ‘사는 것’(buying thing)이 아니라 ‘하는 것’(doing thing)이다.
식음료 업계에선 제품은 물론 공간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 전문점은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의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밀키트와 식음료도 소비자들의 경험 욕구를 충족하는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승희 기자/
고승희 shee@heraldcorp.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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