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품업체들이 줄지어 제품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실제 소매 시장에서는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쿄지사에 따르면, 일본 즉석면 업계는 지난 2008년 이래 7년만에 올해 초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업계 1위인 닛신식품이 1일부터 ‘컵누들’, ‘치킨라면’ 등 250개 품목의 출하가격을 5~8% 인상하자, 2위인 도요수산도 뒤따라 가격 인상을 발표했고 이에 업계 대부분이 동참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아이스크림, 냉동식품, 파스타, 케첩 등도 가격인상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제조업체들이 식품 가격을 올리는 것은 원료 및 물류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식품 원료 가격은 중국,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식품 수요가 확대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류 비용 역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원전 운전 정지로 전기요금이 인상됐고, 물류 업체 인력이 부족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일본 식품업계는 그동안 장기 불황 때문에 매출 감소를 우려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버틸 수 없는 정도에 이르자 지난해부터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실제 소매 시장에서는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사가 가공식품 주요 100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67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
POS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에서의 물가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일경ㆍ동대일일물가지수에 따르더라도 실생활 물가는 전년 대비 0.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더라도, 식빵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야마자키제빵’은 2013년 7월에 식빵 등 15품목의 출하가격을 2~6% 올렸으나 지난해 12월의 식빵 전체 평균가격은 1년 전보다 3.1% 떨어졌다.
‘닛신오일리오’의 카놀라유(1kg)는 출하가격 인상으로 지난해 여름에 10% 가량 매장 가격을 인상했으나, 연말에는 가격 인상 표명 이전의 200엔 전후로 돌아왔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소매업체가 매출감소를 우려해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을 수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온이나 세이유 등 대형유통업체는 지난해 4월 소비세 증세 이후 NB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또 주요 소매업체들이 수익률이 높은 PB상품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 측은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소매업체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어 가격 인상이 침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일본에 수출을 하는 한국 업체에게도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지사 측은 “아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ㆍ금융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질소득이 감소한 소비자들은 식료품 소비를 억제하고 있어 제조업체의 가격인상이 좀처럼 소매점의 판매가격에 반영되기 어렵다”며 “한국식품 수출업체는 엔저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나 가격인상을 관철하기 어려운 여건이어서 수출업체 채산성 악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김성훈 기자/
김성훈 paq@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