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홍수의 시대다. 밋밋한 이름을 가진 제품은 아무리 그 제품의 품질이 뛰어나더라고 사장되기 십상이다. 편의점 진열대이든, 인터넷 쇼핑몰이든, 치열하고 빠른 속도로 교체되는 신제품 경쟁 속에서 이름이 눈에 띄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선택지로서 인식되기도 전에 퇴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신제품의 홍보 마케팅에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이런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일본에서 소비자의 시선을 한 번 더 끄는 독특한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독특한 네이밍 덕분이다. 독특한 네이밍은 소비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궁금증을 불러일으켜 소비로 연결되게 만들어 준다. 또 재미, 오락적 요소로 인터넷,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기 쉽기 때문에 화제가 되거나 히트상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기발한 네이밍은 일본에서 최근 반짝 주목 받은 것이 아니라 수 십년전부터 계속 발전돼 왔다. 지난 1979년 소니에서 개발된 휴대용 테이프 레코더 워크맨(WALKMAN)은 소니사의 제품명임에도 제품 특징을 짧은 단어로 정확히 표현한 기발함 덕분에 제품군을 표현하는 고유명사처럼 쓰일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인지도를 높였다.

1996년 포카삿뽀로에서 발매한 ‘차분히 정성들여 보글보글 끓인 스프(じっくりコトコト煮?んだス?プ)’처럼 일부러 긴 이름을 붙인다든지, 통근용 쾌속열차(通勤快速)의 ‘속’자를 동음어인 족(足)자로 바꿔 히트한 구두(通勤快足, 1987년 발매)처럼 언어유희를 상품명에 대입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져왔다.

▶속과 겉이 다른 ‘뉴욕마요네즈’ 이 제품은 뉴욕과 마요네즈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제품이다. 연관성을 찾아볼래야 볼 수 없는 제품이다.

'뉴욕 마요네즈는 붉은색 바탕의 포장에 자유의 여신상과 함께 ‘맛있는 과자’라는 문구만 쓰여있다. 하지만 반투명 포장 안에 들어 있는 제품은 일본 전통의 쌀과자다. 이 제품이 출시되고 나서 SNS에서는 ‘절대로 뉴욕과는 관련이 없는 제품이다’, ‘수수께끼에 쌓인 과자다’ 등 얘기를 들으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지난 7월 발매이후 불과 2달여만에 편의점 납품용으로만 30만봉지가 판매됐다.

욕 마요네즈 제품을 만든 산신(三眞)의 가토 사장은 “진열대에서 눈길을 끌었을 때 비로소 소비자의 선택지 중 하나로 인식될 수 있다”며 “독특한 상품명과 포장이 인기의 비결이다”고 설명했다.

▶여운을 남기는 그 이름 ‘수요일의 고양이(水曜日のネコ)’ 수요일의 고양이라는 문구를 볼 경우 보통사람들은 한번씩 그 의미를 생각하기 위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마련이다. 결론을 우선 말하자면 이 제품은 ‘맥주’다. 수요일의 고양이 제품을 생산하는 얏호브루잉(Yoho brewing)사는 ‘인도의 푸른 도깨비’, ‘월면화보’, ‘나 맥주, 너 맥주’처럼 유니크한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유명한 회사다.

이 회사의 이데 사장은 “어떠한 이름이건 배경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다”며 “소비자가 그걸 상상할 여운을 남기고 싶었다”며 유니크한 상품명의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밍 통해 경쟁력까지 더한 N사 ‘큐피카’ N사의 큐피카는 일본에 수출하는 제품이다. 제품명 큐피카는 손톱에 뽀드득(큐큣토: きゅきゅっと) 소리가 나게 문지르면 반짝반짝(피카피카: ぴかぴか) 빛나게 된다는 의미다.

N사는 일본 진출을 앞두고 일본 시장에 맞는 디자인 외에도 네이밍 개발에도 힘썼다. 종합 컨설팅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좋은 어감으로 들리고 제품에 대한 함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큐피카로 상품명을 확정했다. 이러한 치밀한 준비 덕분에 큐피카는 경쟁사 제품보다 비교적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연간 약 28만개가 판매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디즈니랜드, 하우스텐보스 및 온천관광지 등에도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독자 상품을 제작, 납품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에 신규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의 경우 우선 상품명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 홍보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좋은 상품명이란 ▷쉽게 외울 수 있어야 하고 ▷음감의 울림이 좋아야 하며 ▷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잘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이목을 쉽게 끌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순제품의 품질만으로 승부보기보다는 N사 네일버퍼 사례처럼 네이밍과 같은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쓴다면 더 효과적으로 초기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정환 기자/


이정환 attom@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