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열풍이 중국, 한국에 몰아칠 때 일본은 의외로 잠잠한 듯 했다. 그러나 올 한해, 일본에도 어김없이 기업가 정신, 디지털화 열풍이 불며 특유의 장인 정신으로 오랜 시간 쌓인 기술이 긴 침묵 끝에 기발한 스타트업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본인의 아침 밥상에 기본으로 올라올 법한 생선도 스타트업 열풍에서 예외가 아니다. ‘생선의 전자화’를 슬로건으로 건 수산업 전문 스타트업 푸디슨 (Foodison)은 중간 상인을 가급적 줄이고 어부와 소비자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출저= 푸디슨 공식 페이스북)
(출저= 푸디슨 공식 페이스북)

푸디슨의 서비스는 총 세 가지다. 음식점을 주 고객으로 하는 ‘우오포치’, 생선 소매점 ‘사카나 바카’, 그리고 지방 어업 종사자가 도쿄 및 수도권에 상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 ‘오리진 PR 프로젝트’ 다.

‘생선의 전자화’를 슬로건으로 건 우오포치는 산지와 음식점을 연결시키는 플랫폼이다. 생선을 주 요리로 한 점주들은 일본 각지에서 배달된 양질의 생선 1500 종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PC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주문이 가능하며 실시간으로 재고를 확인할 수도 있다. 또 대량 구매할 필요 없이 단 한 마리라도 필요한 만큼만 주문할 수 있다.

(우오포치에서는 상품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저= 우오포치 사이트)
(우오포치에서는 상품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출저= 우오포치 사이트)

‘사카나 바카’는 푸디슨이 도쿄 내 여섯 군데에 운영하는 생선 소매점이다. 우오포치로 산지에서 직접 배달받은 생선이나 가공된 수산품을 판매한다. 상품을 음식점에 공급하는 케이터링 서비스는 물론 고객이 주문하면 맞춤식 스시를 즉석에서 만들어 팔기도 한다.

(사카나바카 토고시코엔 점포. 사카나바카는 이외에도 릿쿄대학, 나카메구로를 포함해 도쿄에 총 여섯 점포를 갖고 있다. 출저=푸디슨 공식 홈페이지)
(사카나바카 토고시코엔 점포. 사카나바카는 이외에도 릿쿄대학, 나카메구로를 포함해 도쿄에 총 여섯 점포를 갖고 있다. 출저=푸디슨 공식 홈페이지)

‘오리진 PR 프로젝트’ 는 양질의 수산품을 수도권에 홍보하고 싶어하는 지방의 어업 종사자를 돕는 솔루션이다. 푸디슨에 프로젝트를 신청하면 먼저 브랜딩을 해 상품 개발을 한 후 우오포치와 사카나 바카에서 판매를 한다. 이 과정에서 우오포치에서 정기 구매하는 수도권 음식점 5700여곳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며 사카나 바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이름을 알릴 수 있다. 또는 사카나 바카의 가맹점을 열고 자체 개발한 상품을 주로 파는 전략도 있다.

(산지의 알려지지 않은 맛있는 수산품을 일본 수도권에 홍보하는 솔루션 '오리진 PR 프로젝트.' 출저=푸디슨 공식 홈페이지)
(산지의 알려지지 않은 맛있는 수산품을 일본 수도권에 홍보하는 솔루션 '오리진 PR 프로젝트.' 출저=푸디슨 공식 홈페이지)

2013년 창업, 올해 4년째를 맞은 푸디슨은 현재 자본금 4억 8443만 엔(한화 약 50억원)에 직원 57명을 보유한 우량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브레인, 미츠비시 UFJ 캐피탈 등 푸디슨을 주목한 일본 내 벤처 캐피탈이 약 16조엔을 출자했다.

포브스 재팬은 푸디슨을 2017년 주목할 유망 스타트업과 기업가로 푸디슨과 회사대표인 야마모토 도오루를 선정했다.

(최근 포브스  재팬이 선정한 2017년 스타트업 유망주 7곳 중 뽑힌 푸디슨과 대표 야마모토 도오루. 사진=코리아헤럴드 리얼푸드 송지원 기자)
(최근 포브스 재팬이 선정한 2017년 스타트업 유망주 7곳 중 뽑힌 푸디슨과 대표 야마모토 도오루. 사진=코리아헤럴드 리얼푸드 송지원 기자)

잘 나가는 부동산 개발업자, 어부의 한탄으로 인생 전환점 맞아

(푸디슨 대표 야마모토 도오루. 출저=푸디슨 공식 홈페이지)
(푸디슨 대표 야마모토 도오루. 출저=푸디슨 공식 홈페이지)

야마모토의 이력을 보면 수산업계와의 접점은 전혀 없다. 1978년 생인 야마모토는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공학 학사를 따고 2001년 거물급 부동산 개발업체에 입사했다. 1년 후 조직 개편으로 이사로 발탁된 야마모토는 그야말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잘 나가는 인재였다. 그런 그가 수산업 유통망 발전에 기여하기로 결심한 건 한 늙은 어부와의 만남이었다.

아먀모토는 “어부를 평생 업으로 삼아온 한 어른이 아들에게는 절대 어부를 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아무리 생선을 많이 잡아봤자 수산업계 구조 탓에 박리다매로 팔 수밖에 없어 본인 배 기름값도 나오지 않는 형편이라고 답했다. 중간 상인이나 대형 백화점 식품 사업부에만 이익이 돌아갈 뿐이지요”라고 사업시작의 동기를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어부가 고령층인 걸 감안해, 수산업계 유통망의 꼬인 실을 풀지 않으면 어부 수가 줄어들어 매일 아침마다 먹는 맛있는 꽁치를 못 먹을 거란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어업 종사자들이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대가를 받게 해 업계를 활성화 시키고 싶은 마음에 창업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산업에 혁명을 가져올 “비전 2023” 야마모토는 “수산업계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모두가 맛 좋은 생선을 먹도록 유통 플랫폼 재건축의 마침표를 2023년에 찍겠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국의 다양한 제철 수산물을 혁신적인 물류 플랫폼을 통해 신선한 상태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수산물의 수요를 환기시키고 제공하는 장소도 목표이며 지금으로선 사카 바카나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지원 기자/ ()


송지원 jiwon.song@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