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스타트업 열풍이 중국, 한국에 몰아칠 때 일본은 의외로 잠잠한 듯 했다. 그러나 올 한해, 일본에도 어김없이 기업가 정신, 디지털화 열풍이 불며 특유의 장인 정신으로 오랜 시간 쌓인 기술이 긴 침묵 끝에 기발한 스타트업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본인의 아침 밥상에 기본으로 올라올 법한 생선도 스타트업 열풍에서 예외가 아니다. ‘생선의 전자화’를 슬로건으로 건 수산업 전문 스타트업 푸디슨 (Foodison)은 중간 상인을 가급적 줄이고 어부와 소비자 간의 거리를 좁히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푸디슨의 서비스는 총 세 가지다. 음식점을 주 고객으로 하는 ‘우오포치’, 생선 소매점 ‘사카나 바카’, 그리고 지방 어업 종사자가 도쿄 및 수도권에 상품을 홍보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 ‘오리진 PR 프로젝트’ 다.
‘생선의 전자화’를 슬로건으로 건 우오포치는 산지와 음식점을 연결시키는 플랫폼이다. 생선을 주 요리로 한 점주들은 일본 각지에서 배달된 양질의 생선 1500 종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PC는 물론 스마트폰으로 주문이 가능하며 실시간으로 재고를 확인할 수도 있다. 또 대량 구매할 필요 없이 단 한 마리라도 필요한 만큼만 주문할 수 있다.
‘사카나 바카’는 푸디슨이 도쿄 내 여섯 군데에 운영하는 생선 소매점이다. 우오포치로 산지에서 직접 배달받은 생선이나 가공된 수산품을 판매한다. 상품을 음식점에 공급하는 케이터링 서비스는 물론 고객이 주문하면 맞춤식 스시를 즉석에서 만들어 팔기도 한다.
‘오리진 PR 프로젝트’ 는 양질의 수산품을 수도권에 홍보하고 싶어하는 지방의 어업 종사자를 돕는 솔루션이다. 푸디슨에 프로젝트를 신청하면 먼저 브랜딩을 해 상품 개발을 한 후 우오포치와 사카나 바카에서 판매를 한다. 이 과정에서 우오포치에서 정기 구매하는 수도권 음식점 5700여곳에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며 사카나 바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이름을 알릴 수 있다. 또는 사카나 바카의 가맹점을 열고 자체 개발한 상품을 주로 파는 전략도 있다.
2013년 창업, 올해 4년째를 맞은 푸디슨은 현재 자본금 4억 8443만 엔(한화 약 50억원)에 직원 57명을 보유한 우량 스타트업이다. 글로벌 브레인, 미츠비시 UFJ 캐피탈 등 푸디슨을 주목한 일본 내 벤처 캐피탈이 약 16조엔을 출자했다.
포브스 재팬은 푸디슨을 2017년 주목할 유망 스타트업과 기업가로 푸디슨과 회사대표인 야마모토 도오루를 선정했다.
잘 나가는 부동산 개발업자, 어부의 한탄으로 인생 전환점 맞아
야마모토의 이력을 보면 수산업계와의 접점은 전혀 없다. 1978년 생인 야마모토는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공학 학사를 따고 2001년 거물급 부동산 개발업체에 입사했다. 1년 후 조직 개편으로 이사로 발탁된 야마모토는 그야말로 남부러울 것 없이 잘 나가는 인재였다. 그런 그가 수산업 유통망 발전에 기여하기로 결심한 건 한 늙은 어부와의 만남이었다.
아먀모토는 “어부를 평생 업으로 삼아온 한 어른이 아들에게는 절대 어부를 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아무리 생선을 많이 잡아봤자 수산업계 구조 탓에 박리다매로 팔 수밖에 없어 본인 배 기름값도 나오지 않는 형편이라고 답했다. 중간 상인이나 대형 백화점 식품 사업부에만 이익이 돌아갈 뿐이지요”라고 사업시작의 동기를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어부가 고령층인 걸 감안해, 수산업계 유통망의 꼬인 실을 풀지 않으면 어부 수가 줄어들어 매일 아침마다 먹는 맛있는 꽁치를 못 먹을 거란 생각을 하니 아찔했다. 어업 종사자들이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대가를 받게 해 업계를 활성화 시키고 싶은 마음에 창업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산업에 혁명을 가져올 “비전 2023” 야마모토는 “수산업계의 활성화에 기여하고 모두가 맛 좋은 생선을 먹도록 유통 플랫폼 재건축의 마침표를 2023년에 찍겠다” 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전국의 다양한 제철 수산물을 혁신적인 물류 플랫폼을 통해 신선한 상태로 유통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며 “수산물의 수요를 환기시키고 제공하는 장소도 목표이며 지금으로선 사카 바카나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지원 기자/ ()
송지원 jiwon.song@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