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soymilk)는 우유(milk)인가 아닌가. 미국에선 이 질문이 해묵은 논쟁거리다. 두유(soymilk)에 우유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을 두고 미 정부 기관 사이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최근 AP통신은 미국 농림부(USDA)와 식품의약국(FDA)가 주고받은 2000여통의 이메일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USDA는 ‘두유’라는 이름을 교육 자료 등에 사용할 것을 줄곧 희망하고 있으나 FDA는 우유는 ‘건강한 소의 젖’에 한정됐다며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FDA는 콩이나 아몬드, 쌀 추출물에 우유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 이메일에서 FDA는 USDA 측에 “다른 기관들은 우유 대신 음료(beverage)나 강화음료(fortified beverage)라는 표현을 쓴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두 기관이 주고 받은 이메일은 미국 우수식품협회(GFI)의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GFI는 지난해 “FDA의 식품 용어 사용에 일관성이 없다”며 관련 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USDA는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자료 등에는 ‘두유’라는 단어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두유가 이미 소비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표현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USDA는 공식적인 정책 문서에선 ‘콩 음료’라는 표현을 쓴다.

두유라는 명칭을 둘러싼 논쟁은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니다. 지난 1997년 콩 식품 제조업체들은 ‘두유’라는 개념을 인정해달라며 FDA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에 전국우유생산자연합(NMPF)은 콩은 엄밀하게 보면 유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milk’라고 표현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NMPF는 꾸준히 FDA에 명칭 표기를 위한 기준을 세워달라고 압박해왔다.

유럽연합(EU)에서도 이와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엔 독일의 한 식품업체가 판매하는 ‘두유’나 ‘두부 버터’, ‘식물 치즈’ 등의 상품의 이름을 바꾸라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우유로 만든 제품만 우유, 버터, 치즈 등의 용어를 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준규 기자/


박준규 nyang@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