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업계에서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알레르기가 식품 리콜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enter for Disease Control & Prevention)에 따르면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어린이의 수는 1997년과 2011년 사이 50% 이상 늘었다. 특히 땅콩이나 다른 견과류에 대한 유발율은 3배 이상 늘었다.

CDC 조사 결과 약 1500만명의 미국인들이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그 중 18세 미만의 어린이가 절반에 가까운 6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어린이 인구의 약 8%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내에서 식품 알레르기로 인한 발생 비용 역시 연간 250억 달러(한화 약 28조 875억 원) 규모에 달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식품 알레르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알레르기 유발 식품 8가지에 대해 알레르기 유발물질 첨가 표시를 의무화 하고 있다. 가장 흔한 알레르기 유발 식품은 우유, 계란, 생선(농어, 가자미, 대구), 갑각류와 조개류, 견과류(아몬드, 호두, 피칸), 땅콩, 밀, 콩과 대두(Soybeans) 등이다. 이와 함께 FDA는 최근 미국 내에서 ‘깨’(seseme) 알레르기의 발생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깨 식품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시작했다. 깨를 알레르기 유발 식품 목록에 포함하고, 식품 라벨에 표기하는 규정 근거 마련을 위해서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 미표기는 미국에서 가장 흔한 식품 리콜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7년 미국에서 알레르기 유발 물질 미표기로 인해 발생한 리콜은 총 218건이었다. 이 중 우유가 110건으로 가장 많았고, 계란이 35건, 콩이 28건, 아몬드가 19건, 땅콩이 18건이나 됐다.

우유와 계란 성분 함유 미표기는 알레르기 유발 식품으로 인한 리콜 사례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샐러드 드레싱 브랜드 위시 본(Wish-Bone)은 지난 7월 우유와 계란 미표기로 드레싱 약 8000박스를 리콜했으며, 대형 육가공 식품회사 타이슨푸드(TysonFood)는 지난해 6월 빵가루에 우유 함유 가능성을 미표기했다는 이유로 빵가루를 입힌 닭고기 240만 파운드를 리콜했다. 지난 11월에는 한국산 라면도 계란 성분 함유 가능성 미표기를 이유로 자진 회수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성분을 표기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선 리콜 뿐 아니라 수출 단계에서부터 통관 거부 사례로 적발될 수 있다.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알레르기 유발 성분 미표기로 적발된 사례는 총 5건이다. 커피, 채소, 스낵, 빵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됐으며, 2017년에는 총 4건이 확인됐다.

현재 미국 내 식품안전에 대한 경각심, 특히 알레르기에 대한 위험이 강조되면서 관련 규정이 까다로워지고 있다. 통관거부와 리콜은 물론이고, 식품 제조 및 유통업체는 알레르기 물질 통제 프로그램 (ACP : Allergen Control Program)을 의무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등 예방책이 강화되는 추세다.

aT 관계자는 "미국시장으로 식품 수출부터 미국 내 안전한 유통을 위해 꼼꼼한 성분 표기 및 알레르기 유발 성분과 관련 규제에 대해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도움말=박지혜 aT LA 지사]


고승희 shee@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