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오성택 상무 -테라, 청정라거라는 시대상ㆍ제품력 통해 -출시 39일만에 100만 상자 판매 돌풍 -저력은 위기의식…“시장 흐름 바꿀 것”
최근 하이트진로의 영업 현장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하이트진로가 9년 만에 내놓은 레귤러 맥주 신제품 ‘테라’가 빠른 속도로 팔려 나가면서다. 100만 상자(500㎖ 기준 2000만병)를 39일 만에 돌파한 맥주 신제품은 테라가 유일하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본사에서 최근 만난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그간의 위기의식과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결합돼 시장에 깔리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테라에 대한 내부적인 자신감이 외부로 확산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5년간 영업적자를 지속했던 하이트진로 맥주사업은 지난 3월, 테라 출시로 활기를 찾았다. 주류 도매상들은 테라를 생산하는 강원 공장 앞까지 트럭으로 줄을 섰다. 식당 업주들도 테라 갖추기에 나서며 소비자들도 변화를 체감 중이다. 업소에서 맥주를 찾으면 “테라? 카스?”란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출시 보름 만에 판매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렸다.
오 상무는 영업 현장의 자부심이 테라의 제품력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한눈에 띄는 녹색병, 이국적인 제품명, 역삼각형 엠블럼, 거기에 ‘FROM AGT’란 의미심장한 표기까지. 모든 요소가 ‘청정라거’라는 브랜드 정체성으로 모아졌다.
“테라에는 여태껏 시도하지 않았던 시대상을 반영한 접근이 있어요. 초미세먼지 시대, 청정 자연에 대한 열망이 어느 때보다 크죠. 맥주 역시 이런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그럼 테라는 청정라거로서 어떤 근거를 가질 것인가. 단순히 추상적인 이야기에 머무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제품력이 뒷받침돼야 했죠.”
그는 호주 골든트라이앵글(AGT) 지역에서 수매한 맥아만을 100% 쓴 ‘청정맥아’를 테라의 핵심으로 꼽았다. 골든트라이앵글은 세계 공기질 1위 호주에서도 손꼽히는 청정지역이다. 오롯이 한 지역의 맥아를 100% 사용하는 결정은 물류비와 단가, 물량 수급을 고려하면 쉽지 않았다. 하지만 테라를 자신있게 내놓기 위해 꼭 필요한 판단이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서 자격이 있으려면 수입 맥주도 이길 수 있는 정도가 돼야 하죠. 수입맥주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요. 테라는 지구에서 가장 청정한 맥아를 찾아 주질을 갖추고, 인위적으로 다른 탄산을 주입하지 않는 리얼탄산 공법으로 청량감을 강화했습니다.”
테라는 대한민국 대표 맥주가 목표다. 그러나 국내 맥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1998년부터 2012년까지 50~60%대를 유지하던 기존 ‘하이트’의 시장점유율은 25% 안팎까지 쪼그라들었다. 하이트 맥주 공장 가동률은 2015년 50%에서 지난해 38%로 떨어졌다. 업소용 채널에서는 카스, 가정용 채널에서는 수입맥주의 공세가 거셌다. 그렇다면 테라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일까.
“가장 큰 건 소비자가 생각하는 국산 맥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인 것 같아요. 이는 품질력, 역사성과도 연결되죠. 유흥 시장이 줄어들고 수입맥주가 네 캔 만원이란 가격 경쟁력을 가졌지만 결국 제품 자체가 좋으면 소비자들은 찾아요. 테라는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될 제품력으로 개발, 유흥 채널을 교두보로 가정 채널까지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024년 창립 100주년을 앞뒀다. 우리나라 토종 주류 기업으로도 최대 규모다. 하지만 그 저력은 여전히 위기의식에 있다.
오 상무는 “하이트진로가 오랜 시간 내재화한 경험치, 국내 토종 주류 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이 위기의식과 시너지를 낸다면 테라의 성장 가능성은 폭발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판매량은 1등 제품과의 경쟁에도 뒤지지 않은 결과”라고 자신했다.
이유정 기자/
육성연 gorgeous@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