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의 히트 가전 상품 중 하나가 탄수화물을 줄이는 ‘저당 밥솥’이었다. 한 해 동안 수만 대가 팔려나갔다.

저당 밥솥은 솥의 구조를 바꿔 밥 짓는 과정에서 탄수화물을 바깥으로 배출하도록 설계됐다. 쌀의 탄수화물(전분)은 조리할 때 물에 녹아나는데, 이 밥물은 배출하고 별도의 물탱크에서 새 물을 끌어올려 밥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인슐린 과다분비로 생리현상 불균형을 낳아 비만·당뇨·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성 질환을 일으킨다.

탄수화물에 포함된 성분인 당질을 섭취하면 몸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데, 많은 양의 당질을 섭취해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사용 후 남은 포도당이 체지방으로 바뀐다.

특히 흰쌀밥을 주식으로 하고 면류 등 밀가루 음식을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탄수화물 섭취량은 심각한 수준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흰쌀밥 100g당 당질 함량 비율은 75~80g에 달한다.

2017년 뉴트리션 전문기업이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양 균형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 중 탄수화물 섭취 비중이 전체 식사 중 50%로 조사 국가(평균 44%) 중 가장 높았다.

쌀밥을 통한 탄수화물 과잉 섭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밥 속 당질 성분을 줄이려는 시도가 국내에도 시작되고 있다.

식이요법 전문 기업 닥터키친은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저당 밥솥을 출시했고, 위니아딤채는 당질 성분을 낮춰주는 압력밥솥을 최근 내놓았다.

[닥터키친 제공]
[닥터키친 제공]

닥터키친에 따르면, 국제공인검사기관 SGS의 영양분석 결과 일반 백미밥 대비 저당 밥솥으로 취사한 저당밥이 최대 40% 탄수화물이 저감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탄수화물로 인한 질병 걱정을 덜고, 쌀밥의 맛과 식감은 그대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저당 밥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저당 밥솥은 최근 현대백화점의 쌀 판매 전문매장인 ‘현대쌀집’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쌀집은 쌀 감별사로 불리는 ‘밥 소믈리에’가 고객들의 취향에 맞춰 직접 쌀을 배합(블렌딩)해주는 곳이다.

저당밥솥은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판매됐으나, 소비자 관심이 커지면서 오프라인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게 쌀 전문 매장에 입점한 것이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는 “쌀밥과 함께 다양한 채소와 육류 등을 골고루 섭취하면 만성 질환이나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민상식 mss@heraldcorp.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