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품업계가 엔저의 영향으로 식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할 채비에 나섰다. 엔화가치가 1달러 당 120엔 수준의 약세를 이어가면서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식품업체들의 원재료ㆍ물류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코트라 후쿠오카 무역관에 따르면, 롯데, 야마자키제빵, 카고메 등 일본 식품 대기업들은 이달을 전후로 제품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할 방침이다. 일본 최대 제빵 기업인 야마자키제빵은 지난 1일 출하분부터 16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2.6% 인상했다. 롯데 역시 주력 초콜릿 중 하나인 ‘가나 밀크’ 가격을 100엔에서 10% 인상한 110엔으로 올리기로 했다. 롯데 관계자는 “100엔이라는 가격을 고집해 왔으나 한계에 다다랐다”며 41년 만의 가격 인상배경을 설명했다.
또 과일 가공식품 회사 카고메는 지난 4월 25년만에 토마토 케첩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오는 8월 출하분부터는 각 소스류 가격을 약 4~10%까지 인상하기로 발표했다. 올해 일본 식품기업의 가격 인상 러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무렵에도 메이지와 모리나가유업 등 유가공 업체들은 희망 소매판매가격을 2~8% 올린 바 있으며, 식용유 제조회사들도 올 들어 이미 두차례 가격 인상을 한 바 있다.
가격 인상 배경은 엔저로 인한 원재료의 수입원가 상승이 가장 크다. 대형 제분업체 닛신제분은 지난달 19일 출하분부터 업무용 밀가루의 판매가격을 인상하기로 했으며,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도 주산지인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유행으로 인해 지난해 가을부터 수입 가격이 인상된 바 있다.
잇따른 식품 가격 인상에 일본 소매업계는 내수 소비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4월 소비세율이 인상돼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에 대한 저항 심리가 형성돼 저가 제품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상황이다.
이에 소매업체들은 소매가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닛케이MJ사의 ‘일본의 소매업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기업의 약 절반(45.7%)이 ‘식품 메이커로부터 납품 원가가 전년대비 증가했다’고 응답했으며, 가격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약 57%가 ‘자사 이익을 깎아서라도 가격인상을 막았다’고 답했다.
롯데의 경우 지난 4월부터 소매업체들과 납품가격 개정을 타진했으나 결국 ‘크리스마스 등 판촉행사를 강화한다’는 조건을 걸고서야 겨우 합의할 수 있었다. 다른 업체는 가격을 인상하는 대신 다른 제품은 단가를 낮추라는 소매업체의 요구를 받았다고 전해졌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주가 급등, 대기업 실적 호전, 임금인상폭 확대 등 아베노믹스 훈풍이 일본 경제 전반에 걸쳐 나타나지만, 내수시장은 소비세 인상으로 인해 아직 그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라며 “7월 이후 식품가격 인상이 소비 회복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paq@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