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국립공원 내 PET병 생수 판매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립공원관리청이 환경보전을 위해 공원 내 병에 든 생수 판매 금지를 추진하면서 현재 59개의 미국 국립공원 중 그랜드캐년 등 20여 곳에서는 PET병 생수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방문객들이 직접 가져온 재활용이 가능한 물병에 수돗물을 채워 갈증을 해소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7월 미국 하원이 국립공원 내 수돗물 음수대 설치 등 생수 판매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지원을 중단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시행 4년만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같은 움직임 뒤에는 생수 업계의 적극적인 로비 활동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생수협회가 대표적인 예로, 이 단체는 2001년 이후 미국 하원을 대상으로 51만달러(약 6억원)의 로비자금을 동원해 국립공원관리청의 생수 판매 금지 철회를 추진해왔다.
국제생수협회는 미국 공중보건저널이 밝힌 “병입생수 판매 제한이 쓰레기 처리장의 플라스틱 병 반입량을 낮추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들면서 플라스틱병 생수 판매 금지가 오히려 탄산음료 등 건강에 해로운 음료의 소비를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생수협회 부회장 크리스 호건(Chris Hogan)은 “국립공원이든 대학 캠퍼스든 이러한 금지 조치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잘못된 시도라고 본다. 생수만이 아닌 모든 음료 제품의 재활용률을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중보건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63%의 소비자는 생수를 마실 수 없을 경우 수돗물보다는 탄산음료나 다른 가당음료를 택하겠다고 답해 공원 내 수돗물 음수대 설치가 생수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개정안을 발의한 펜실베니아주의 키스 로스퍼스(Keith Rothfus) 하원의원은 “값비싼 캠핑 도구를 갖추지 못한 가족단위의 방문객들은 국립공원에서 자녀들에게 생수를 사줄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란다”며 “이번 주 그랜드캐년의 기온이 37도가 넘었는데, 물을 챙기지 못한 방문객들은 탈수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환경 시민단체들과 국립공원 측은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유타주의 지온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의 경우 연간 6만개의 플라스틱 물병 쓰레기가 줄어들었으며 물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강가와 하천 청소비용을 절감한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장 공원 한 곳당 수돗물 음수대를 설치하는데 드는 2000달러~1만5000달러의 비용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끊길 경우 예산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국립공원 관계자들은 국제생수연합의 의견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국립공원보존협회의 남서부 지역장 데이비드 님킨(David Nimkin)은 생수 판매 중단에 대해 “방문객들에게 물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의 병생수 시장은 매출 기준 130억 달러(약15조2000억원) 규모로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출처 워싱턴포스트
박한나 기자/
박한나 hnpark@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