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과일 맛 주류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맥주 시장에 과일 맛 열풍이 불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 맥주업계에 따르면, 산토리 맥주는 지난 3월 맥주에 레몬의 풍미를 더한 ‘산토리 라도라’를 출시했다. 라도라는 원래 독일인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마시는 맥주로, 최근 유럽에서 젊은 층이나 여성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기린 맥주는 지난해 가을, 세븐&아이 홀딩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레몬 맛 발포주 ‘기린 플레비아 레몬&호프’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쓴 맛이 적은 대신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특징으로, 한 손으로 병을 잡고 마실 수 있도록 용기를 디자인해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했다. 아사히 맥주 역시 토마토가 들어간 발포주 ‘아사히 레드아이’를 출시한 상태다.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맥주 역시 과일 맛이 대세다. 아사히 맥주가 업무용으로만 판매하는 벨기에 맥주 ‘벨 뷰릭’은 체리가 혼합된 루비색 맥주로 산미와 달콤함이 특징이다. 그레이프 프루트 주스가 들어간 독일 맥주 ‘쉐퍼호퍼 그레이프 프루트’도 감귤류 계통의 산뜻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서 과일 맛 맥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맥주의 쓴 맛을 기피하면서 수요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맥주 주조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맥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감소했다. 또 오리콘사가 일본 젊은이들의 맥주에 관한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술집에 갔을 때 제일 먼저 맥주를 주문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50.8%였다.
수년전까지만 해도 일본 술집에서는 ‘일단은 맥주부터’라는 말이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맥주로 술자리를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였지만,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맥주를 마시지 않는 이유로는 ‘맥주 맛을 좋아하지 않아서’라고 답한 응답자가 68.7%로 가장 많았으며, 두 번째 이유로는 ‘쓰기 때문’이라는 응답자가 많았다. 맥주를 마시지 않는 응답자 중 51.4%는 ‘추하이ㆍ사워’(소주에 탄산을 섞은 것이 추하이, 증류주에 레몬 주스 등을 첨가해 산미를 가미한 것이 사워)를 마시며, 이어서 칵테일, 매실주, 과실주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술들의 공통점은 모두 ‘달콤하고 마시기 쉬운 술’이라는 것이다.
맥주를 기피하는 현상이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젊은층이다.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세대주가 60세 이상인 가정의 맥주 소비량은 연간 60.2ℓ인 것에 반해, 29세 이하 가정에서는 27.1ℓ에 그쳐 ‘젊은 세대의 맥주 이탈’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이에 대해 “한국에서 낮은 도수의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과 같이,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와 여성층을 중심으로 ‘마시기 쉽고, 쉽게 취하지 않는 술’이 선호되고 있다”며 “이러한 경향은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여성 노동력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일본의 사회현상을 감안했을 때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paq@heraldcorp.com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