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도시 배틀 크릭은 ‘시리얼 도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세계 1위의 시리얼 제조사 ‘켈로그(Kellog’s)’ 본사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창업주인 켈로그 형제는 1906년 주변이 곡물 생산지로 유명한 이곳에 곡물 식품업 회사를 설립했다. 약사이자 의사였던 형 존 켈로그(John Kellogg)가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 화자들에게 건강한 아침식사 제공 방법을 고민하던 중 곡물을 압착 건조해 구워내는 제조법을 개발해 콘플레이크가 탄생했고, 이 제품의 사업성을 간파한 동생 윌 켈로그(Will Kellogg)가 주도해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지난 100년 동안 시리얼 외에도 비스킷, 크래커, 토스터 페이스트리, 냉동 와플 등 다수의 인스턴트 히트 식품을 개발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켈로그가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2위의 식품기업으로 18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지만, 이미 포화된 선진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줄고 있는데다 점차 파이가 커지고 있는 신흥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BMI에 따르면, 켈로그의 지난해 당기순매출은 146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4% 감소했고, 영업이익 역시 3.9% 줄었다.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북미시장,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에서 순매출액이 2.2% 감소한 것의 영향이 컸다. 매출의 19%를 차지하는 유럽시장에서도 당기순매출은 0.7% 감소했다.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선진국 시장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켈로그가 그간 매우 보수적인 사업 확장 전략을 고수해왔다고 지적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켈로그는 시리얼과 스낵 사업 등 단 몇 가지 분야에만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연간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이유로 시리얼 사업에 안주했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는 노후화되고 있고,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신제품 개발이 절실한 데 변화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켈로그는 스낵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정기 배송 서비스)를 계획하는 한편, 2018년 말까지 합성식품첨가물을 자사 제품에서 빼겠다는 방안을 발표해 최근의 소비 트렌드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선진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상쇄해 줄만한 신흥국 시장을 개척하지 못한 것도 위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태평양과 남미 시장이 켈로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7%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해 이 두 시장에서 각각 0.7%와 3.9%의 당기순매출 성장을 보이기는 했지만 신장세가 높지는 않다. 켈로그가 선진국 시장에서 점한 경쟁력을 과신한 나머지 신흥국 시장 진출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켈로그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켈로그의 시가총액이 227억 달러로 펩시코(1408억 달러)나 네슬레(2448억 달러)와 같은 여타의 글로벌 식품 기업들에 비해 작은 규모인데다, 이미 2013년부터 시행한 ‘프로젝트 K’라는 이름의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5000만~6000만 달러의 비용 절감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켈로그의 주식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성훈 기자/
김성훈 paq@heraldcorp.com 기자









